8-3-5 인유와 인용적 묘사, 인용과 인용적 묘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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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іковано 22 сер 2024
  • #시낭송 #현대시 #시쓰기
    A) 薔花紅蓮 / 오세영
    手術室 밖에는 비가 내렸다.
    헝클어진 神經 끝에서
    七十年 前을 보는 醫師의 안경
    보이는 건 때묻은 흰옷뿐이다.
    執刀한 손으로
    마취된 신경을 뜯는다.
    七十年 前 시구문을 빠져나간
    金玉均, 혹은 흰옷의 사내.
    人跡 끊긴 종로통을
    더운 불빛들이 기어다닌다.
    실은 가운을 적시는 피
    죽어버린 흥분이다.
    가위로 잘린 몇 개의 상투와
    벗어던진 보선짝,
    눈물에 젖은 薔花紅蓮이
    수술실 문밖에 서 있다.
    七十年 前 거리를 비를 맞으며
    쓸쓸히 걸어가는 흰옷의 사내.
    ―오세영,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문학사상사 1982
    ///
    B)
    장화홍련 / 최두석
    눈동자 속에 가득한 꽃
    그 중 薔花紅蓮을 읽는다
    부러진 가로수 가지에서 안개가 피어나고 무진의 장화가 걷는다. 몇 군데 가게를 들러 미래의 아기옷을 사들고 문을 여는 순간 비칠 쓰러졌다. 홍련은 마구 뛰었다. 어느 낯선 민가의 문을 밀치고 들어섰다. 기다리던 장쇠는 이미 칼을 거두었다. 안개가 덮여 왔다. 자욱히 숨막히게 그녀의 바람에 날려다녔다.
    교외의 쓰레기 처리장에서는
    장미가, 연못에서는
    연꽃이 썩는다
    내 눈동자로 썩어들어간다.
    ―최두석, 「장화홍련」, 『대꽃』, 문학과지성사, 1984
    ///
    C)
    세월의 얼굴 / 정현종
    그래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페가서스 날개 냄새에
    취해, 나는
    우리네 굴뚝마다 꽃을 꽂으리
    ―정현종,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지식산업사, 1982
    D)
    따뜻한 악몽 같은 내 인생 / 장석주
    늦저녁 시장에서 사온 순대를 먹고 나서
    그걸 쌌던 비닐은 미련없이 버리듯이
    아, 비닐 같은, 버려지는 비닐 같은 허무한 소모,
    너의 이 소금 같은 슬픔을 맛보느냐?*
    * R. 하겔시탕게의 「소금」에서 인용
    ―장석주, 『새들은 황혼 속에 집을 짓는다』, 나남, 1987
    /////////
    A)
    벽1 / 황지우
    예비군편성및훈련기피자일제자진신고기간
    자: 83, 4, 1~지: 83.5.31
    ―황지우, 「벽1」,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지성사
    ///
    B)
    심인 / 황지우
    김종수 80년 5월 이후 가출
    소식 두절 11월 3일 입대 영장 나왔음
    귀가 요 아는 분 연락 바람 누나
    829-1551
    이광필 광필아 모든 것을 묻지 않겠다
    돌아와서 이야기하자
    어머니가 위독하시다
    조순혜 21세 아버지가
    기다리니 집으로 속히 돌아와라
    내가 잘못했다
    나는 쭈그리고 앉아
    뚱을 눈다
    ―황지우, 「심인」,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지성사
    ///
    C)
    빙그레 우유 200㎖ 패키지 / 오규원
    1. ‘양쪽 모서리를
    함께 눌러주세요’
    나는 극좌 극우의
    양쪽 모서리를
    함께 꾸욱 누른다
    2. 따르는 곳

    극좌와 극우의 흰
    고름이 쭈르르 쏟아진다
    3. 빙그레!
    ―나는 지금 빙그레 우유
    200㎖ 패키지를 들고 있다
    빙그레 속으로 오월의 라일락이
    서툴게 떨어진다
    ―오규원, 「빙그레 우유 200㎖ 패키지」,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문학과지성사,1987
    ///
    D)
    프란츠 카프카 / 오규원
    ―MENU―
    샤를르 보들레르 800원
    칼 샌드버그 800원
    프란츠 카프카 800원
    이브 본느프와 1,000원
    에리카 종 1,000원
    가스통 바쉴라르 1,200원
    이하브 핫산 1,200원
    제레미 리프킨 1,200원
    위르겐 하버마스 1,200원
    시를 공부하겠다는
    미친 제자와 앉아
    커피를 마신다
    제일 값싼
    프란츠 카프카
    ―오규원, 「프란츠 카프카」,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문학과지성사,1987
    ////
    a)
    방생 / ◯◯◯
    놓아준다는 주제넘은 자비에, 얼레레.
    그 여린 것들은 나비되어
    나비되어 폴폴, 취한 바다로 날아가고
    끼룩대는 바다를 타고 앉아, 운다.
    눈물 닦아주는 내 손이 그저 감사스러워,
    도대체가 감격스러워,
    석가님의 실수로고, 석가님의 실수로고.
    그냥, 바다가 되어 운다. 운다.
    ///
    b)
    勞 / ◯◯◯
    체력은 국력이다고 팔뚝에 불그러진
    힘줄을 기특히 여겼고, 힘줄은 곗돈 낼 아내의 돈줄이고
    배고파 보채는 아이들의 밥줄이고
    이름 없는 족보의 생명줄이다. 그러나
    기특한 힘줄도 밤마다 반란을 일으켰고
    찬물 찜질로 진압하기에도 지친 날
    시뻘건 피 한 사발을 게워냈었다.
    ///
    c)
    팔월의 오후 / ◯◯◯
    옥수수 이랑 옆,
    어머니는
    농협에서 구입한 배추씨앗이
    싹이 트지 않는다며
    읍내에서 새로 사온 씨앗을 뿌리셨다.
    벼 낱알도 여물지 않았는데
    철 모르는 챔새들
    논 위에 떼지어 날아
    “올 봄엔 소쩍새도 그리 울지 않았는디
    저것 때문에 그렸나!”
    ///
    d)
    여름 속의 비 / ◯◯◯
    비가 내린다.
    어머니, 오래도록 이불호청을 꿰매시고
    눅눅한 정오의 허기가 실과 같이 꿰어진다.
    미이야리눈물고오개니미넘던이별고오개
    부르시는 노래 속으로 파고드는 여름 속의 비
    방문을 열자
    줄달음쳐 갈증의 여름 들판으로
    쏠려가는 여름 속의 비
    ///
    e)
    죄 / ◯◯◯
    화를낸다는것은죄를더하는일이다시간이해결해준다참기힘든분노도쏟아지는눈물도시간은위안이된다시간이지나고나면화를낸다는것이더욱죄가된다는것을알게된다분노가가라앉기전에눈물이마르기전에모든것에숨겨진내죄를발견하게된다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이름을거룩하게하옵시며나라에임하옵시며뜻이하늘에서이룬것같이땅에서도이루어지이다오늘날우리에게일용할양식을주옵시고우리가우리에게죄지은자를사하여준것같이우리의죄를사하여주옵시고우리를시험에들지말게하옵시고다만악에서구하옵소서나라와권세와영광이아버지에게영원히있사옵니다아멘.
    ///
    f)
    시인학교 / ◯◯◯
    ‘89-2 장학생 명단
    (해당자 없음)
    ―89년 2학기 성적표―
    황진이(8902001) FA
    김종삼(8902002) FA
    김수영(8902003) FA
    김소월(8902004) FA
    징지용(8902005) FA
    백석(8902006) FA
    윤동주(8902007) FA
    한용운(8902008) FA
    이상(8902009) FA
    [……]
    시를 가르치겠다는
    선생이 앉아
    성적을 매긴다
    ‘89-2 장학생은
    [……]

КОМЕНТАРІ • 2

  • @user-gi1zc9tg7l
    @user-gi1zc9tg7l Місяць тому +1

    잘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사님 정성에 깊이 감사드림니다
    강건하십시요 😊

    • @tv-xr3fz
      @tv-xr3fz  Місяць тому +1

      나비처럼 온몸으로 박수치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