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란 무엇인가?-내가 하드보일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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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іковано 9 лют 2025
  • 하드보일드란 무엇인가?-내가 하드보일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이유

КОМЕНТАРІ • 27

  • @digitalpersonaseo
    @digitalpersonaseo 3 роки тому +22

    하드 보일드와 19세기 사실주의의 차이점은 주제의식에 있는 게 아닙니다. 19세기 사실주의 문화가 과학이 발전하던 시대의 희망적 또는 대안을 제시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틀린 말입니다. 에밀 졸라 플로베르가 코난 도일이 사회 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비젼을 가졌다는 말에 솔직히 저는 실소가 나왔습니다. 그들은 돈돈돈 거리는 사회를 비판하는 작가들이지 어떻게 그들이 문제가 잘 해결 될 거라 믿었거나 그런 비젼을 제시하는 등의 생각을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사실주의 문학은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봅니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로요. 냉소적으로 선악의 질문을 던지고 정의가 혼란한 배경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에 대해서 이야길 하는 거지 어떻게 19세기 사실주의가 희망 전망에 대해서 이야길 했다고 생각할 수 있나요? ㄷㄷㄷ
    하드 보일드는 포디즘이 대세가 되는 시대에 등장한 장르입니다. 영프 또는 영프독미와 한중일 등 후발 개발국가의 차이점은 영프독미는 노동자 계급이 확실히 있고 그들의 문화가 명확하게 있지만 한중일에는 노동자만 있지 노동자라는 계급과 노동자 계급의 문화와 가치관이 없습니다. 영프독미의 자본가 계급은 지금도 힙합 잘 듣지 않습니다. 클래식 듣죠. 영프독미의 가난한 노동자 계급이 클래식을 감상한다면 계급의식이 없다는 이유로 조롱거리가 됩니다. 한중일에선 댄디한 남자 패션에 변호사 아버지를 둔 의대 다니는 아들이건 건설 일용직 노동자의 아들이건 별 거부감 없이 입을 수 있지만 영프독미에서 노동자 계급이 댄디하게 입고 다니거나 자본가 계급이 힙합퍼나 펑크족처럼 입고 다니면 그 자체로 조롱거리가 됩니다. 그걸 문화적 전유라고 합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 다른 계급의 문화를 가져 와서 흉내나 내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이죠.
    포디즘은 노동자 계급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줬습니다. 가구 공장이라고 할 때 포디즘 이전에는 노동자가 지금 만드는 부속이 어떤 카테고리의 상품에 어떤 디자인 작품 번호에 들어갈 부품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부속을 다듬었습니다. 그런데 포디즘이 들어온 이후엔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나무 부품이 침대에 쓰일지 의자에 쓰일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것이죠. 극단적으로 내가 가구 공장의 직원인지도 알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영혼없이 컨베이어 벨트 라인에 서서 이전 노동자가 처리한 부품을 이어 받아 내 작업을 마치고 다음 라인에 넘기면 그만이죠. 이렇게 되니까 숙련공 비숙련공의 경계가 없어지고 당연히 선배를 후배들이 존경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죠. 노동자가 숙련공을 목표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노동자 계급이 동질성을 갖지 못 하는 겁니다. 선배가 가르쳐 줘야 숙련공이 되어 월급도 올라가고 선배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같이 퇴근하고 볼링도 치고 주말에 출구도 하고 그럴 건데 포디즘 하에선 한 공장의 노동자라는 소속감 조차 무의미해 진 것이죠.
    방장님은 19세기 시대엔 낭만이 있었지만 하드 보일드 문학에서 주인공은 돈돈돈 거린다는 식으로 말하셨는데 그 반대입니다. 하드 보일드는 포디즘이 득세한 시대에 포디즘 이전의 매력을 가진 구닥다리 멋진 남자를 복원해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필립 말로는 물론 수사 의뢰비를 받습니다만 자기가 생각하는 수사비 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게 되면 그걸 견딜 수 없어 합니다. 아름다운 여자랑 잘 기회가 있는데도 거절을 하죠. 굳이 신분상승을 할 생각 조차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노동자로서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죠. 돈의 노예로 살지 않는 멋진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 하드 보일드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포디즘이 등장한 이후 상품 가격이 싸집니다. 당연히 생산자들은 가격 경쟁에 뛰어들죠.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서 상품의 질을 하락시킵니다. 때문에 포디즘 이전에 상품을 구매하는 건 큰 맘 먹고 장만하는 거라면 포디즘 시대에는 그냥 싼 맛에 사다 고장나면 버리면 된다는 사고 방식이 대두됩니다. 지금도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제품 브랜드를 대놓고 말하는 경향이 있죠. 이게 다 하드 보일드의 영향입니다. 포디즘 시대에 진짜 좋은 상품을 정직하게 만드는 리얼 브랜드가 있고 겉모습만 좋아 보이지만 싼맛에 구입하게 만드는 가짜 브랜드들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진짜 좋은 브랜드 명을 작품 속에 거론하면서 싼맛에 사서 물건을 함부로 쓰고 버리는 포디즘 시대의 생활 습관에 역행하는 옛날 사람들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죠. 관객과 독자에게...
    70년대가 들어 미국 중산층에 DIY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더 싸고 품질도 그리 나쁘지 않은 중저가 브랜드의 가구 보다 굳이 내가 품을 들여 조립해야 하는 인건비 따지면 비교도 안 되는 고가의 DIY 가구들이 판매되기 시작하는 것이죠. 일명 조립식 열풍. 내가 직접 만든 수공예품의 매력에 사람들이 새롭게 열광하기 시작하면서 70년대 이후엔 포디즘 하의 저가 가격 정책으로 판매되는 상품 보다는 숙련공들이 한땀한땀 만든 제품이라는 DIY 정신을 마케팅에 써먹기 시작하죠.
    하드 보일드는 비타협적인 구식 사고방식을 가진 문화 지체에 해당하는 독선적 주인공을 등장시켜... 돈돈돈 효율성 외치는 시대에 반기를 든 매력을 만들어서 장르를 형성한 것입니다. 현대에 드라마나 영화에 주인공들 중에 뭐든지 다 잘 하는 척척박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도 있고 괜한 고집으로 일을 꼬이게 만드는 울퉁불퉁 시대와 괴리된 이상한 주인공을 다룬 드라마들도 있습니다. 에서 스코필드는 모든 걸 다 알고 모든 일을 다 잘 하죠. 그런 천재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반대로 의 월터 화이트는 사실 히로뽕 제조 공식만 잘 알고 있을 뿐이지 거대 마약상으로는 아무런 재능이 없는 고등학교 교사에 지나지 않죠. 모든 걸 다 잘 하는 인물이 매력적인 건 당연합니다. 나보다 월등한 사람이 영웅인 것이고 영웅을 칭송하는 게 문학의 기원이니까요.
    그런데 나보다 살짝 모자라거나 나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을 매력적으로 표현하기는 쉬운 게 아니죠. 라는 옛날 미드가 있습니다. 300가지의 강박증을 갖고 있는 탐정 몽크는 일상 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솔직히 말해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정상인 우리들 보다 훨씬 뒤떨어진 사람이죠. 이 사람은 최신 기술이 문외한인 건 둘째고 아예 관심도 없고(그렇다고 최신 기술을 비판하는 건 아님. 비판하는 것도 지성이 있어야 가능한데 에드리안 몽크는 별로 지적이지도 않죠) 자기가 맨날 쓰는 브랜드만 사용하고 여행이 유행이다 자연주의가 중요하다 친환경적이다 쓰레기 줄여야 한다 페미니즘이 어떻다...는 모든 현대의 사회 주류적 이슈들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엄밀히 말해 윤리의식도 준법정신도 없죠. 이타심도 없고 배려심 사회적 책임감 그런 거 하나도 없습니다. 뛰어난 관찰력 하나에 사람 죽이거나 할 정도의 나쁜 놈은 아니다는 사회적 평가만 갖고 있죠.
    사실 인생에 신문에 올라갈 정도의 큰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정도의 인성과 밥벌어 먹고 살기 위한 특출난 재능만 하나면 충분하죠. 바로 이렇게 너무나 기초적인 삶의 조건... 직업의식이 있고 또 직업적으로 자기 몫은 해낸다는 실력만 갖춘 평범한 남자를 매력적으로 표현한 것이 하드 보일드 장르일 뿐입니다. 포디즘 시대에 효율성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비효율적이고 비타협적인 문화 지체자.. 촌놈의 매력을 선보이는 것이죠.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가 보여준 그 촌놈의 매력이 21세기 란 드라마에서 재탕되는 것이 하드 보일드입니다. 막 진보가 어떻고 희망과 좌절과 시대가 어떻고... 그런 거창한 것까지 거부하는 게 하드 보일드죠. 그냥 삐딱선 사람... 제멋대로인 놈... 여자한테 별로 바라는 게 없어서 오히려 여자가 아쉬워 하는 그런 매력이 하드 보일드입니다.

    • @모여봐요대성의숲
      @모여봐요대성의숲 3 роки тому

      원점회귀만 아니였어도 필립 말로는 내 인생 캐릭턴데 ㅠ

    • @quarizmi9887
      @quarizmi9887 3 роки тому

      주인장 너무 점잔 빼는 것 같아요. 너무 거칠게 들리는것 같긴 한데 제가 쓸수있는게 이것뿐이네요..

    • @martensite9296
      @martensite9296 Рік тому

      유튜버 이 댓글보고 좀 부끄러울 듯 ㅋㅋ

    • @Kudryavka1
      @Kudryavka1 Рік тому

      이게 ㄹㅇ 하드보일드다

    • @artisunknown
      @artisunknown 7 місяців тому

      아니 원래 영상 보다 댓글이 훨씬 알차고 틀린 점이 이쪽이 더 적어...

  • @junuson0704
    @junuson0704 3 роки тому +1

    영상 진짜 감사합니다!!

  • @scpark3904
    @scpark3904 3 роки тому

    하드보일드 문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2권의 책을 보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간결하지 않음에도 가독성이 너무 좋아요.

  • @rocknrollbaby365
    @rocknrollbaby365 5 років тому +1

    캬.. 배우고 갑니다 ㄷㄷㄷ

    • @dms4406
      @dms4406 4 роки тому +1

      ㄷ ㄷ 나보코프도 배우고 가네

  • @숱한밤들
    @숱한밤들 5 років тому +1

    좋은 내용 덕분에 쉽게 배웠습니다

    • @철학학교
      @철학학교  5 років тому +1

      아닙니다.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꿈꾸는곰-f6m
    @꿈꾸는곰-f6m 6 років тому +4

    여유롭게 인트로가 왜이리 끌리는 걸까요

    • @-ccamang2443
      @-ccamang2443 6 років тому

      ㅇㅈ

    • @철학학교
      @철학학교  6 років тому +1

      잘 몰랐는데 모든 영상에서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괜찮게 들려서 다행이네요:)

    • @꿈꾸는곰-f6m
      @꿈꾸는곰-f6m 6 років тому

      @@철학학교 일종의 루틴 같아서 더좋더라구요 ㅎㅎ

  • @AprilRachal
    @AprilRachal 6 років тому +2

    오옷,그러고보니
    자연주의 문학과
    하드보일드 장르가 연결이
    되네요~ 같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에밀 졸라 소설들보다
    '나는 고발한다'에 갈겨쓴
    감정적으로 '이성'을 호소하는
    문장들을 좋아하는데요ㅎㅎ
    하드보일드 장르는 책이든 드라마든
    선호하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덕분에 쉽게 배우고 갑니당ㅎㅎ
    (혹시 옛날 미드 '트윈픽스'라고
    아세요? 이작품도 하드보일드라
    할 수 있을까요? 영상보다보니
    문득 예전에 엄청난 컬트매니아들을
    양성했던 드라마나 영화들의
    공통점이 하드보일드 장르인 것 같네요)
    결론은 흠..
    '한국문학 어디로 가고있는가?'군요^^
    오늘도 잘 봤습니다!

    • @철학학교
      @철학학교  6 років тому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랑 그의 소설은 느낌이 많이 다르답니다. 굉장히 자연주의적으로 촘촘히 묘사한 글에 비해서, 그 탄원문은 어딘가 가숨 속에 불을 지피는 느낌인지라! 그래서 제가 하드보일드는 비판적으로 보면서도 에밀 졸라에겐 촉촉한 눈빛을 지어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언급해주신 미드는 잘 모르겠네요(흑흑). 개인적으로 저는 시리즈를 염두에 두면서 촬영했네요. 으음, 컬트라... 나중에 머리에 불이 켜지면 컬트 장르도 한번 뜯어보고 싶네요:)
      매번 영상을 잘 봐주시고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갑작스레 날이 추워지는데 부디 감기 조심하소서(--)(_ _).

    • @theview5045
      @theview5045 2 роки тому

      트윈픽스는 건조한 하드보일드적인 미드가 맞습니다. 근데 시리즈 전개될수록 상업성 때문인지 로맨스와 마을 사람들 얘기가 부각되면서 특유의 건조함이 퇴색되긴 하죠.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이야 워낙 대표적이고 전 봉준호 감독 영화들도 하드보일드 계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회색빛 시선, 쿨한 캐릭터들, 신파보다 냉철함이 흐르는 기본 분위기 같은 것들이요.

  • @nocountryforgoblin6812
    @nocountryforgoblin6812 2 роки тому +1

    근데 솔직히 간지나자너 ㅋㅋ

  • @jhkim4235
    @jhkim4235 6 років тому +2

    앉아서 편한하게 지식을 습득하네요 ^^ 저는 하드보일드 문학작품을 본적은 없지만 영화는 좋아해요. 윈드리버나 시카리오 같은 건조한 느낌의 영화들.. 영화를 잘 만들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ㅋ 잘보고 갑니다 ^^

    • @철학학교
      @철학학교  6 років тому +1

      제가 이 영상에서 하드보일드를 비판적으로 다루긴 했지만, 실은 저도 같은 영화를 좋아한답니다. 어딘가 거친 매력이... 이런 허무주의에 끌리면 안 되지만... 흑흑. 여하간 이렇게 영상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_ _).

  • @최형우최형우
    @최형우최형우 5 років тому

    챈들러 글 잘쓰죠 ㅎㅎ

  • @딱따구리-v7p
    @딱따구리-v7p 3 роки тому

    아!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