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유심 심수무성(靜水流深 深水無聲):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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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іковано 8 лют 2025
  •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 말은 겉으로 보기에 잔잔해 보이는 물이 실제로는 깊고 풍부한 힘을 갖고 있음을 비유적으로 드러냅니다. 물이 잔잔하다고 해서 그 안에 든 에너지가 적은 것은 결코 아니지요. 오히려 소리 없이 깊이 흐르는 물은 보이진 않아도 모든 것을 품고 떠받치는 너른 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물은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주면서도 자신이 베푼 공을 자랑하거나 다른 이와 다투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비록 밟히고 더러워지더라도 꿋꿋이 아래로 흐르며, 결국 온갖 생명과 자연을 보듬어 줍니다. 낮은 곳으로만 흐르면서 스스로를 높이려 하거나 과시하지 않는 물의 성질은, 인간이 마땅히 배워야 할 겸손의 미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세상을 돌아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을 크게 드러내고 과시하려 듭니다. 큰 소리를 내어 주위를 압도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기도 하죠. 그러나 정작 진실로 ‘속이 꽉 찬 사람’들은 시끄럽게 자신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깊은 물처럼 스스로가 가진 역량을 굳이 떠벌리지 않고, 필요하다면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이렇듯 조용하고 단단한 내면을 지닌 사람은, 자신이 베푼 도움이나 업적을 굳이 남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한 찬사를 받을 때도 슬며시 웃어넘기고, 다시 자신의 자리에서 충실히 역할을 다할 뿐이지요.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라는 속담과, “물려는 개는 짖지 않는다”라는 말 역시 이러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정말로 무서운 존재일수록 굳이 드러내어 떠들지 않는다는 것이죠. 내적으로 단단한 사람, 다시 말해 진정으로 큰 사람(大人)은 겉으로 허세를 부리지 않으며, 누군가에게 시비를 걸어 이기거나 다투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마음이 넓고 깊기 때문에 다른 이와 비교하거나 경쟁해 위에 서려는 욕망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매사에 부딪치고 시끄럽게 떠드는 경우는 대부분 속이 좁아 일어나는 허세에 불과합니다. 큰 물이 잔잔하듯, 큰 사람은 오히려 고요함으로 자신을 지키고, 상대를 품어 주는 법입니다.
    이러한 겸손과 고요는 결코 소극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에게 시비를 걸지 않는 것은 더 큰 지혜를 바탕으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잘못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아도 모른 척 넘어갈 줄 아는 아량과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끄럽게 떠들며 자신의 지식이나 재능을 과시하기보다는, 진정으로 필요한 순간에만 붓을 들어 옳고 그름을 분별해 보이고, 꼭 필요한 만큼만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이것이야말로 고요한 물의 지혜에 가까운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자기주장을 확실히 해야 할 때도 있고, 목소리를 내어야만 부당한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앞장서서 주장하고 시끄럽게 떠들 필요는 없습니다. 진정으로 심지가 굳고 마음이 넓은 사람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야 할지 적절한 타이밍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내면이 단단히 준비되어 있으니, 허세 없이도 충분히 다른 이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태도를 익히려면 먼저 자신이 얼마나 ‘겸손함’과 ‘깊이’를 갖추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마음 한 구석에서 “나도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나,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우월감을 끊임없이 드러내고자 하는 충동이 올라온다면, 잠시 멈추어 자신을 관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잔잔한 물 위에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잔물결을 일으키듯, 우리의 작은 감정과 욕심이 결국 마음의 고요함을 흩뜨려 놓기 때문입니다.
    겸손은 모든 미덕의 시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며 아낌없이 모든 생명을 보듬듯, 우리도 스스로를 낮추고 주변을 살피는 자세를 지닌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품어 안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되며, 때가 되었을 때는 스스로의 가치가 은은히 빛을 발하게 됩니다.
    결국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말은,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소리내지 않으며, 베풀면서도 자랑하지 않는 사람을 향한 찬사이자 삶의 지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물처럼 낮은 곳으로 흘러 겸손의 뜻을 잊지 않고, 때로는 말 대신 행동으로, 과시는 삼가며 진심으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자 노력한다면, 우리 마음은 한층 더 깊어지고 주변 역시 차분해질 것입니다.
    요컨대, 허세나 시끄러운 다툼이 가득한 세상 한가운데에서도 잠잠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은 마치 잔잔히 흐르지만 누구보다도 깊고 묵직한 에너지를 품은 물과 같습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목청을 높이지 않아도, 내면이 단단히 채워진 사람은 그 존재감만으로 충분히 빛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위치에 서 있든, 얼마나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자신을 지켜나가고, 동시에 겸손의 철학을 실천하며 세상을 바라보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물의 덕목을 몸소 익히고, 끊임없이 내면을 가다듬는다면, 아무리 소란스럽고 혼란한 환경에 있어도 잔잔하면서도 깊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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