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ns’는 작곡가이자 밴드리더, 건반 연주자인 칼라 블레이(Carla Bley)의 곡입니다. 1987년에 발표한 앨범 [Sextet]에 실렸고, 칼라 블레이의 곡 중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곡이죠. 사실, 원곡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건 밴드 멤버였던 래리 윌리스였습니다. 이 앨범에서 칼라 블레이는 오르간을 연주했죠. 지난 2018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무대에서 칼라 블레이는 앵콜로 이 곡을 연주하여 큰 감동을 선사했었습니다. 이번 플레이리스트에는 ‘Lawns’의 여러 커버 중 제가 좋아하는 곡들을 골라봤습니다. 다만, 첫 곡에는 원곡에서 연주한 칼라 블레이와 스티브 스왈로우가 각각 피아노와 베이스를 직접 연주했습니다. 7번 곡(37:57)의 연주자인 지암파올로 카사티는 칼라 블레이 빅밴드에서 연주한 트럼펫 연주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번 버전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버전이에요. 연주곡이었던 원곡에 가사를 붙인 곡들, 그리고 원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곡들을 통해 새로운 ‘Lawns’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00:00 Rüdiger Krause, Carla Bley, Steve Swallow - Lawns 07:55 Samara Joy, Terri Lyne Carrington, Ravi Coltrane - Two Hearts (Lawns) 12:36 Gonzalo Rubalcaba, Pierrick Pedron - Lawns 17:49 Kendall Carter - Lawns 23:42 Kurt Elling, Marquis Hill - Endless Lawns 32:46 Fabrizio Bosso Spiritual Trio - Lawns 37:57 Giampaolo Casati, Dino Cerruti, Rodolfo Cervetto, Andrea Pozza - Lawns 45:02 Julien Marga Quartet - Lawns 51:10 John Scofield - Lawns * 수익 창출 영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음원 저작권으로 인해 광고가 자동 삽입될 수 있습니다. * 칼라 블레이의 [Sextet]에 실린 원곡은 저작권 문제로 수록하지 못했습니다.
로스크레아라는 아일랜드 중부의 자그마한 마을에 묵을 때, 호텔 근처에 있는 펍에 들른 적이 있다. 밤 9시쯤, 가벼운 식사를 마친 뒤 무료함을 달래려고 책이라도 읽으며 한 잔할 참이었다. 가게는 몹시 북적대고 있었다. 내가 카운터에 앉아 부시밀스를 시키고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일흔쯤 돼 보이는 남자가 역시 혼자 가게로 들어왔다. 백발에 양복을 반듯하게 차려입고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양복이나 셔츠, 넥타이 할 것 없이 모두 절도 있고 청결해서 흐트러진 구석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가까운 데서 자세히 살펴보니 감출 수 없는 피폐의 색조가 옷감 여기저기에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양복이며 셔츠며 넥타이가 나름대로 멋진 광택을 발하던 날들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 빛나는 나날들이 지미 카터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이전 시대에 속할 것이라는 데는 얼마쯤 돈을 걸 수도 있다. 물론 내기가 성립한다는 전제하의 이야기지만………. 연령으로 보아도, 벌써 은퇴를 했을 나이라는 걸 추측할 수 있었다. 예전에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 하는 걸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 높은 지위는 아니었으리라는 건 대충 짐작이 갔다. 분위기로 알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정된 의미에 있어서의 경의의 그림자가 전혀 엿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작은 지방은행의 경리 일-그런 것쯤 될지도 모른다. 혹은 장의업자? 그런 생각을 가지고 보니, 그도 그럴 법하다. 몸집은 작았다. 말랐다고는 할 수 없지만,뚱뚱하지도 않다. 안경은 안 썼다. 등뼈가 곧다. 하지만 그는 왜 밤 9시에 이처럼 단정한 차림새로 펍에 온 걸까? 그는 내 옆에 서서 (나는 스툴에 앉아 있었다), 카운터에 한쪽 팔을 올려놓고 닭 모양을 한 풍향계의 꼬리 위치를 확인하는듯한 눈초리로 바텐더를 보았다. 젊은 바텐더는 몹시 바쁜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는 수 없다. 그는 옆에 있는 나를 보고 빙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도 미소 지었다. 그는 얼마 있다가 바텐더와 눈이 마주치자, 호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어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짤그랑, 하는 기분 좋은 소리가 났다.아마도 정확한 금액을 미리 호주머니 속에 준비해왔으리라. 바텐더는 정확히 자로 잰 듯한 짧고 간결한 미소를 짓더니 거꾸로 매달아 둔 병 가운데서 튤러모어 듀를 큼지막한 술잔에 따라 종이로 된 코스터와 함께 그의 앞에 놓더니, 제대로 헤아리지도 않고 돈을 가지고 가버렸다. 그러는 동안바텐더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남자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아마도 그것은 밀물과 썰물처럼 이 장소에서 수도 없이 반복되어 온 두 사람 사이의 습관적인 행위인 듯했다. 그렇게 보는 것이 정상적인 추론이었다. 텔레파시라든가 뭐 그런 특수한 뉴에이지 New Age 적인 통신 수단을 쓰고 있지 않는 한,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노인은 위스키 잔을 손에 들고 조용히 입으로 가져갔다. 물은 타지 않았다. 입가심으로 물이나 맥주를 마시지도 않았다. 가게 안은 몹시 북적거렸지만, 거의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돌아서서 카운터에 기댄 채로 가게 안을 빙 둘러보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곳에 존재하는 것은 그의 손에 들린 위스키 잔뿐이었다. 만일 펍에 그 사람 말고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고 해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는 얘기 상대나 아는 사람을 만나러 이 펍에 오는 건 아닌 듯했다. 알고 지내는 사람이 있는지 어떤지 그것조차 미심쩍었다. 그러나 단 하나 내가 확신을 가지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가 그 순간 완전히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몸도 마음도 이토록 느슨하게 풀어져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느긋했다. 얼추 12분에 걸쳐서 (물론 꼼꼼히 시간을 깬 것은 아니므로, 이건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것이지만), 그는 그 위스키를 마셨다. 한 모금 마시고 뭔가를 생각하고, 또 한 모금 마시고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했다.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물론 나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코드를 잡는 버드 파웰의 왼손의 리듬이 만년에 들어 간간이 느려지는 것이 의식적인 건지 아니면 단순히 기술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건지에 관해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젯밤 마이크 타이슨이 라스베가스의 링 위에서 대전 상대의 귀를 물어뜯은 것은 감량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아무튼 그는 튤러모어 듀를 마시는 동안 무언가를 열심히 생각하고 있었으며(어쩌면 뭔가를 열심히 생각하면서 틈틈이 튤러모어 듀를 마시고 있었으며), 아무튼 그건 형이상적인 혹은 반 프랙티컬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면밀하고도 실증적인 고찰처럼 내게는 느껴졌다. 왠지. 그러는 동안 나는 이안 맥킬버니라는 스코틀랜드 작가의 소설 《토니 베이치 이야기》를 드문드문 읽고 있었는데, 그가 신경이 쓰여서 제대로 읽히지가 않았다. 그러나 이윽고 그는 술잔을 비웠다. 썰물 때가 되면, 후미진 해변까지 들어찬 바닷물이 어김없이 빠지듯이, 술잔이 완전히 비워진 것을 확인하자, 그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토끼처럼 흘끗 손목시계에 눈길을 주더니, 다시 내 얼굴을 보고 싱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도 하는 수없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런 빛이 감돌았다. 아무튼 잘된 일이다. 그러고 나서 그는 카운터 위에 올려놓았던 왼팔을 천천히 내리더니, 사람들 사이를 지나 빠른 걸음으로 가게를 빠져나갔다. 그가 떠나 버린 공간에는 잠시 동안 부조리한 틈새 같은 것이 남겨져 있었다. 뭐랄까, 논리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화음의, 다소 안정감이 없는 잔향과도 같은 것이………. 하지만 그것도 수면의 파문이 잦아들 듯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마침내 사라지고 말았다. 책) 만약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글/ 무라카미 하루키 사진/ 무라카미 요오코 옮김/ 이윤정
작년 이맘때쯤에 재즈전파사에서 lawns를 듣고 알게되었어요. 버스타고 출근하던 길이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빛나는 한강과 평화롭던 공원 풍경을 잊지 못해요. 자라섬페스티벌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듣고 영상도 찾아보았는데 감동이 더해지더라구요. 한창 심적으로 힘들때였는데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물론 지금까지도 저의 최애곡이랍니다. 제 인생곡을 찾아주신 재즈기자님께 감사드려요.
예전에 다음 까페 재즈속으로에서 한 15년전인가 부터 처음 듣고 매일 듣는 곡인데 이 곡이 올라와서 내심 반갑네요 팻 매스니 그룹의 if i could랑 farmer's trust 이 두 곡하고 lawns가 제 최애곡들입니다 나중에 애기 목욕 시키고 재우고나서 제대로 들어봐야겠습니다
Великолепно! Талантливо написано. Спасибо за перевод. Прочитала, предстала вся картина перед глазами. Впечатлило сравнение: " Осталось что- то вроде абсурдной дыры - это похоже на несколько неустойчивую реверберацию аккорда, не поддающуюся логическому разрешению". Почему встретившись с неординарной личностью, не хочется расставаться до конца.
Отличный подарок - озарение преподнесла композитор Карла Блей, открывшая мелодическую тему для создания прекрасного альбома - концерта, состоящего из сольных вокальных и инструментальных партий, и их комбинаций Эта творческая талантливая музыкальная работа - прекрасный подарок для слушателей. Спасибо
She must've had a dark, blue childhood. I ain't never heard foreshadowing elements of jazz be played by women before. Then again women in jazz can make a splendid piece of fine art and good entertainment to counteract the equivalence of man-made materialism. It's why I like listening to jazz for the moods I be in most of the time. I am sorry to hear that she's gone 😔
Thank you so much for putting up all these different versions of such an incredibly beautiful song. The Joy/Carrington/Coltrane version is transcendent!!
몇 년 전 Kurt Elling님의 Endless Lawns를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그때가 11월, 겨울의 초입이었는데 느낌이 참 좋아서 아직까지도 아껴 듣고 있어요 많이 들으면 질릴까봐 밀당하듯(?) 들어요 그런데 오늘 우연히 뜬 이 플리를 누르게 됐고, 아무 생각없이 첫 곡을 듣다가 어? 싶어서 보니 😀 이 플리를 계속 듣고 있으니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만, 흩어져 있는 퍼즐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기분이 드네요! 잘 다니던 안정적인 직장 그만두고 이래저래 예상치 못한 일도 터지고 혼란스러운 요즘인데, 잠시나마 황홀한 시간을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여기 이 플리를 향유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 늘 건강하시고 낭만 가득한 나날들 보내시길 👍
‘Lawns’는 작곡가이자 밴드리더, 건반 연주자인 칼라 블레이(Carla Bley)의 곡입니다. 1987년에 발표한 앨범 [Sextet]에 실렸고, 칼라 블레이의 곡 중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곡이죠. 사실, 원곡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건 밴드 멤버였던 래리 윌리스였습니다. 이 앨범에서 칼라 블레이는 오르간을 연주했죠. 지난 2018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무대에서 칼라 블레이는 앵콜로 이 곡을 연주하여 큰 감동을 선사했었습니다.
이번 플레이리스트에는 ‘Lawns’의 여러 커버 중 제가 좋아하는 곡들을 골라봤습니다. 다만, 첫 곡에는 원곡에서 연주한 칼라 블레이와 스티브 스왈로우가 각각 피아노와 베이스를 직접 연주했습니다. 7번 곡(37:57)의 연주자인 지암파올로 카사티는 칼라 블레이 빅밴드에서 연주한 트럼펫 연주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번 버전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버전이에요.
연주곡이었던 원곡에 가사를 붙인 곡들, 그리고 원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곡들을 통해 새로운 ‘Lawns’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00:00 Rüdiger Krause, Carla Bley, Steve Swallow - Lawns
07:55 Samara Joy, Terri Lyne Carrington, Ravi Coltrane - Two Hearts (Lawns)
12:36 Gonzalo Rubalcaba, Pierrick Pedron - Lawns
17:49 Kendall Carter - Lawns
23:42 Kurt Elling, Marquis Hill - Endless Lawns
32:46 Fabrizio Bosso Spiritual Trio - Lawns
37:57 Giampaolo Casati, Dino Cerruti, Rodolfo Cervetto, Andrea Pozza - Lawns
45:02 Julien Marga Quartet - Lawns
51:10 John Scofield - Lawns
* 수익 창출 영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음원 저작권으로 인해 광고가 자동 삽입될 수 있습니다.
* 칼라 블레이의 [Sextet]에 실린 원곡은 저작권 문제로 수록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어떻다고 해야하나 어떻게 되는 그런 곡. 듣고 또 듣고. 다들 아시죠...
로스크레아라는 아일랜드 중부의 자그마한 마을에 묵을 때, 호텔 근처에 있는 펍에 들른 적이 있다. 밤 9시쯤, 가벼운 식사를 마친 뒤 무료함을 달래려고 책이라도 읽으며 한 잔할 참이었다. 가게는 몹시 북적대고 있었다. 내가 카운터에 앉아 부시밀스를 시키고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일흔쯤 돼 보이는 남자가 역시 혼자 가게로 들어왔다.
백발에 양복을 반듯하게 차려입고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양복이나 셔츠, 넥타이 할 것 없이 모두 절도 있고 청결해서 흐트러진 구석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가까운 데서 자세히 살펴보니 감출 수 없는 피폐의 색조가 옷감 여기저기에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양복이며 셔츠며 넥타이가 나름대로 멋진 광택을 발하던 날들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 빛나는 나날들이 지미 카터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이전 시대에 속할 것이라는 데는 얼마쯤 돈을 걸 수도 있다. 물론 내기가 성립한다는 전제하의 이야기지만……….
연령으로 보아도, 벌써 은퇴를 했을 나이라는 걸 추측할 수 있었다. 예전에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 하는 걸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 높은 지위는 아니었으리라는 건 대충 짐작이 갔다. 분위기로 알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정된 의미에 있어서의 경의의 그림자가 전혀 엿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작은 지방은행의 경리 일-그런 것쯤 될지도 모른다. 혹은 장의업자? 그런 생각을 가지고 보니, 그도 그럴 법하다. 몸집은 작았다. 말랐다고는 할 수 없지만,뚱뚱하지도 않다. 안경은 안 썼다. 등뼈가 곧다. 하지만 그는 왜 밤 9시에 이처럼 단정한 차림새로 펍에 온 걸까?
그는 내 옆에 서서 (나는 스툴에 앉아 있었다), 카운터에 한쪽 팔을 올려놓고 닭 모양을 한 풍향계의 꼬리 위치를 확인하는듯한 눈초리로 바텐더를 보았다. 젊은 바텐더는 몹시 바쁜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는 수 없다. 그는 옆에 있는 나를 보고 빙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도 미소 지었다. 그는 얼마 있다가 바텐더와 눈이 마주치자, 호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어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짤그랑, 하는 기분 좋은 소리가 났다.아마도 정확한 금액을 미리 호주머니 속에 준비해왔으리라.
바텐더는 정확히 자로 잰 듯한 짧고 간결한 미소를 짓더니 거꾸로 매달아 둔 병 가운데서 튤러모어 듀를 큼지막한 술잔에 따라 종이로 된 코스터와 함께 그의 앞에 놓더니, 제대로 헤아리지도 않고 돈을 가지고 가버렸다. 그러는 동안바텐더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남자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아마도 그것은 밀물과 썰물처럼 이 장소에서 수도 없이 반복되어 온 두 사람 사이의 습관적인 행위인 듯했다. 그렇게 보는 것이 정상적인 추론이었다. 텔레파시라든가 뭐 그런 특수한 뉴에이지 New Age 적인 통신 수단을 쓰고 있지 않는 한,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노인은 위스키 잔을 손에 들고 조용히 입으로 가져갔다. 물은 타지 않았다. 입가심으로 물이나 맥주를 마시지도 않았다. 가게 안은 몹시 북적거렸지만, 거의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돌아서서 카운터에 기댄 채로 가게 안을 빙 둘러보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곳에 존재하는 것은 그의 손에 들린 위스키 잔뿐이었다. 만일 펍에 그 사람 말고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고 해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는 얘기 상대나 아는 사람을 만나러 이 펍에 오는 건 아닌 듯했다. 알고 지내는 사람이 있는지 어떤지 그것조차 미심쩍었다. 그러나 단 하나 내가 확신을 가지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가 그 순간 완전히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몸도 마음도 이토록 느슨하게 풀어져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느긋했다.
얼추 12분에 걸쳐서 (물론 꼼꼼히 시간을 깬 것은 아니므로, 이건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것이지만), 그는 그 위스키를 마셨다. 한 모금 마시고 뭔가를 생각하고, 또 한 모금 마시고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했다.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물론 나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코드를 잡는 버드 파웰의 왼손의 리듬이 만년에 들어 간간이 느려지는 것이 의식적인 건지 아니면 단순히 기술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건지에 관해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젯밤 마이크 타이슨이 라스베가스의 링 위에서 대전 상대의 귀를 물어뜯은 것은 감량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아무튼 그는 튤러모어 듀를 마시는 동안 무언가를 열심히 생각하고 있었으며(어쩌면 뭔가를 열심히 생각하면서 틈틈이 튤러모어 듀를 마시고 있었으며), 아무튼 그건 형이상적인 혹은 반 프랙티컬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면밀하고도 실증적인 고찰처럼 내게는 느껴졌다. 왠지.
그러는 동안 나는 이안 맥킬버니라는 스코틀랜드 작가의 소설 《토니 베이치 이야기》를 드문드문 읽고 있었는데, 그가 신경이 쓰여서 제대로 읽히지가 않았다.
그러나 이윽고 그는 술잔을 비웠다. 썰물 때가 되면, 후미진 해변까지 들어찬 바닷물이 어김없이 빠지듯이, 술잔이 완전히 비워진 것을 확인하자, 그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토끼처럼 흘끗 손목시계에 눈길을 주더니, 다시 내 얼굴을 보고 싱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도 하는 수없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런 빛이 감돌았다. 아무튼 잘된 일이다. 그러고 나서 그는 카운터 위에 올려놓았던 왼팔을 천천히 내리더니, 사람들 사이를 지나 빠른 걸음으로 가게를 빠져나갔다.
그가 떠나 버린 공간에는 잠시 동안 부조리한 틈새 같은 것이 남겨져 있었다. 뭐랄까, 논리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화음의, 다소 안정감이 없는 잔향과도 같은 것이………. 하지만 그것도 수면의 파문이 잦아들 듯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마침내 사라지고 말았다.
책) 만약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글/ 무라카미 하루키
사진/ 무라카미 요오코
옮김/ 이윤정
작년 이맘때쯤에 재즈전파사에서 lawns를 듣고 알게되었어요. 버스타고 출근하던 길이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빛나는 한강과 평화롭던 공원 풍경을 잊지 못해요. 자라섬페스티벌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듣고 영상도 찾아보았는데 감동이 더해지더라구요. 한창 심적으로 힘들때였는데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물론 지금까지도 저의 최애곡이랍니다. 제 인생곡을 찾아주신 재즈기자님께 감사드려요.
RIP, Carla Bley 🙏🙏🙏
RIP. What a wonderful pianist has left us. Her music will keep us warm.
Exactly ..obsessed with this tune ... do you know Kazumi Watanabe version? - awesome.
칼라 블레이 Lawns… 이 곡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ㅠㅠ 테마 첫 마디가 나오는 순간 세상이 바뀌는 마법ㅠㅠㅠ
눈물나게 좋네..
素晴らしい贈り物 - 作曲家カーラ・ブレイによって洞察力が与えられ、彼は素晴らしいアルバムを作成するためのメロディックなテーマを開きました - ソロボーカルと楽器パート、およびそれらの組み合わせで構成されるコンサートであり、この創造的で才能のある音楽作品はリスナーにとって素晴らしい贈り物です。ありがとう。
예전에 다음 까페 재즈속으로에서 한 15년전인가 부터 처음 듣고 매일 듣는 곡인데 이 곡이 올라와서 내심 반갑네요 팻 매스니 그룹의 if i could랑 farmer's trust 이 두 곡하고 lawns가 제 최애곡들입니다 나중에 애기 목욕 시키고 재우고나서 제대로 들어봐야겠습니다
R.I.P Carla
Ушла,... Но оставила после себя великолепие звучания своей души.
위대한 재즈 연주는 계속해서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R.I.P.. 그녀를 추모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좋습니다 간만에 ~ 복잡다난한 일들 속에 찰나의 힐링이군요 끝까지 감상할수 있늘 시간이 나길..
우울한 감정 애써 무시하고 아무렇지도 않은척 영어공부에 집중하려 하고 있는데.. 조용하게 깔아놓으니 어쩐지 어울리네요
Великолепно! Талантливо написано. Спасибо за перевод. Прочитала, предстала вся картина перед глазами. Впечатлило сравнение: " Осталось что- то вроде абсурдной дыры - это похоже на несколько неустойчивую реверберацию аккорда, не поддающуюся логическому разрешению". Почему встретившись с неординарной личностью, не хочется расставаться до конца.
오토바이로 출퇴근 하는데 헬멧 스피커에서 재생 시키면서 가니 여유있게 주행하게 되네요. 이따금 정체도 낭만적으로 느껴질 정도 ㅋㅋ
Вы- Молодец!
한곡을 여러 버전으로 듣는거 좋네요. 다른곡들도 이런 방식으로 소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정말 손꼽을정도로 좋아하는 곡인데.... 선물같이 올라온 플리입니다.
이곡으로 카를라블레이 알게되서 여러곡들 들어봤는대 그래도 lawns가 제일 좋더라고요(그외엔 그닥 제취향은 아니었던..) 근데 lanws만 모아둔 커버들이라니! 이거 정말 귀하네요. 재즈기자님 항상 감사하고 잘듣고있어요!
정말 lawns만 딱 유별나죠..
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칼라 블레이의 곡이네요 이런 버전들도 있다니 놀랍습니다. 감사합니다 멜로디 라인이 참 좋아요🙈
Отличный подарок - озарение преподнесла композитор Карла Блей, открывшая мелодическую тему для создания прекрасного альбома - концерта, состоящего из сольных вокальных и инструментальных партий, и их комбинаций Эта творческая талантливая музыкальная работа - прекрасный подарок для слушателей. Спасибо
제 업무 효율을 높여주시는 재즈기자님.. 항상 좋은 곡들 알아가요! 충성🫡
the more i hear u the more i luv u
07:55. Её чистый, томный женский голос завораживает. Она прекрасна в своём выступлении. Спасибо
미도도레도미 미도 도레도미
도레미레파미레 도레미 미도 도
도도도도
07:55。透き通るような気だるい女性の声が魅力的です。彼女のパフォーマンスは素晴らしいです。ありがとう。
가을에 들으면 더 좋죠❤마음이 몽글몽글 하네요
Lawns.. 무한반복모드는 여전히 진행중..🩷🩷🩷
감정을 유영하게 되는 음악
Спасибо.Она оставила хороший след в этой жизни.Её вокал и сочинение великолепны.❤😂❤
this song is so beautiful, each version expresses a unique color of emotion 🖤
감사합니다 ❤ 공교롭게도 저의 재즈 첫 입문곡이자 첫 구매 앨범이에요 😊
She must've had a dark, blue childhood. I ain't never heard foreshadowing elements of jazz be played by women before. Then again women in jazz can make a splendid piece of fine art and good entertainment to counteract the equivalence of man-made materialism. It's why I like listening to jazz for the moods I be in most of the time. I am sorry to hear that she's gone 😔
Lawns 곡 정말 좋아하는데 다양한 버전이 있는 줄은 이 영상을 통해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
너무너무너므너무너무 조아앙아악!❤
정말 제가 좋아하는 곡인데
여러 버전들을 들으니 덕분에
주말 행복하게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 )
와 기자님 덕분에 좋은 노래 알아갑니다!
깔라 블레이 정말 쵝오❤️
이하림 님 라이브도 감명깊게 들었었는데 오늘 원곡을 알게 되었네요!!!!
가끔씩 듣던 곡인데 이렇게 다양한 버전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미쳤다..
이런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들을 수 있어 기쁩니다 감사해요 ❤
sextet 앨범을 굉장히 오랜만에 떠올렸어요, 덕분에. 고마워요. 😊
아름다운
캬...Lawns 죽인다....
잔향 미쳤다....
❤
WOW...❤️🌠
와....정말 아끼는 곡인데 이렇게 여러 버젼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ㅜㅜ
최애곡의 다양한 버젼이라니🥹
좋은 구성의 리스트 감사해요~^^
Thank you so much for putting up all these different versions of such an incredibly beautiful song. The Joy/Carrington/Coltrane version is transcendent!!
아~ 그녀의 모습만 보고 바로 좋아요 눌렀어요 ^^
❤❤❤
너무좋다 진짜
몇 년 전 Kurt Elling님의 Endless Lawns를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그때가 11월, 겨울의 초입이었는데 느낌이 참 좋아서 아직까지도 아껴 듣고 있어요 많이 들으면 질릴까봐 밀당하듯(?) 들어요
그런데 오늘 우연히 뜬 이 플리를 누르게 됐고, 아무 생각없이 첫 곡을 듣다가 어? 싶어서 보니 😀
이 플리를 계속 듣고 있으니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만, 흩어져 있는 퍼즐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기분이 드네요!
잘 다니던 안정적인 직장 그만두고 이래저래 예상치 못한 일도 터지고 혼란스러운 요즘인데, 잠시나마 황홀한 시간을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여기 이 플리를 향유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 늘 건강하시고 낭만 가득한 나날들 보내시길 👍
이노래 사카모토 류이치 flower 랑도 약간 닮은부분이있는것같아요
뭔가 메들리처럼 연결되는것같이
👍
긴-호흡으로...
가사는 영 아니네요.. 확실히 원작쪽이 제일 좋은듯합니다
5번 트랙.. 완전 존박이랑 목소리 창법 너무 비슷해서 신기하네용..
광고좀…. 흑흑
저도 하트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