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 일생을 슬픔에 터를 잡고 살아갈 운명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붙잡아 두고픈 것이 없는 강변 억새풀과 팔리지 않을 산나물만 잔뜩 늘어둔 새벽 좌판 무덤의 가슴께를 뚫고 천 년을 살아낸 소나무와 이따금 그 거친 온기 위로 뛰놀던 새들을 닮은 생(生) 네가 태워버린 그림처럼 가지런히 장작이 될 순간을 기다리거나 내가 피하지 못한 시처럼 재를 문질러 맡으며 어지럽게 그리워하는 이들이 매일 더 조용해지는 식으로 여기, 저무는 해 밑에 분명히 있다 제이, 바라던 대로 형산강변에는 바람이 분다. 나는 물안개 같은 진술서를 쓰러 푸르슴히 병든 채 집으로 돌아간다 한 자락 강물마저 우리를 지나치던 날 네가 내게 살라고 했는지 사라지라고 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우리가 손을 잃은 지 이미 오래였음을 사랑이 너무 하얘 단 한 번 함부로 밟지 못했음을 그리하여 무엇도 어쩌지 못할 뿐이었음을 발설하기 위해 노수녀의 걸음걸이처럼 느리게 깜빡이는 신호등 초록빛처럼 아득하게 나는 간다 내 운명의 뼈와 살을 살뜰히 챙겨 두 눈 부시지 않을 잿빛의 땅으로 간다 그리워 가여운 이름아, 슬픔을 품고도 살아갈 그림자 이곳에 있다 그 한 칸의 그늘 위로 부는 바람은 늘 어떤 혁명이다 이제야 진실로 괴롭게 믿는다 더 이상 찰나의 기쁨에 타들지 않을 생이 여기 아픔에 와 있음을 이토록 슬픔이 많아 나 살아있음을.. 아, 어지럽다 어지럽다 나의 바람은 늘 어떤 혁명일 뿐이다 그리워 가여운 이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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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일생을 슬픔에 터를 잡고 살아갈 운명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붙잡아 두고픈 것이 없는 강변 억새풀과
팔리지 않을 산나물만 잔뜩 늘어둔 새벽 좌판
무덤의 가슴께를 뚫고 천 년을 살아낸 소나무와
이따금 그 거친 온기 위로 뛰놀던 새들을 닮은 생(生)
네가 태워버린 그림처럼 가지런히 장작이 될 순간을 기다리거나
내가 피하지 못한 시처럼
재를 문질러 맡으며 어지럽게 그리워하는 이들이
매일 더 조용해지는 식으로 여기,
저무는 해 밑에 분명히 있다
제이, 바라던 대로 형산강변에는 바람이 분다.
나는 물안개 같은 진술서를 쓰러 푸르슴히 병든 채 집으로 돌아간다
한 자락 강물마저 우리를 지나치던 날
네가 내게 살라고 했는지 사라지라고 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우리가 손을 잃은 지 이미 오래였음을
사랑이 너무 하얘 단 한 번 함부로 밟지 못했음을
그리하여 무엇도 어쩌지 못할 뿐이었음을 발설하기 위해
노수녀의 걸음걸이처럼 느리게
깜빡이는 신호등 초록빛처럼 아득하게 나는 간다
내 운명의 뼈와 살을 살뜰히 챙겨 두 눈 부시지 않을 잿빛의 땅으로 간다
그리워 가여운 이름아,
슬픔을 품고도 살아갈 그림자 이곳에 있다
그 한 칸의 그늘 위로 부는 바람은 늘 어떤 혁명이다
이제야 진실로 괴롭게 믿는다
더 이상 찰나의 기쁨에 타들지 않을 생이 여기 아픔에 와 있음을
이토록 슬픔이 많아 나 살아있음을.. 아,
어지럽다
어지럽다
나의 바람은 늘 어떤 혁명일 뿐이다
그리워 가여운 이름아.
홍비님 인스타는 지우셨나요?ㅜㅜ
안녕하세요. 개인 사정으로 인스타그램은 잠시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theway_you_walk 항상 응원해요! 미세먼지 조심하세요!
홍비 theway_you_walk님 경주여행 재밌있었나요.
힘든 시기에 갈피를 잡게 해준, 뜻깊고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 영상 봐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