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 압력밥솥 증기 배출이 안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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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іковано 18 гру 2024
- 금요일 밤,
회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주중에 끼어 있던 우리의 결혼기념일과 친구 생일을 겸해
막내딸 진유가 내려왔다. 퇴사를 하고 서울에 올라갔던 진아는 전 주에는 대학교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이번 주에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각자 다르게
내려왔다가 터미널에서 만나 같이 데려왔다.
문제는...
하필이면 이런 때에 잘 쓰고 있었던 전기 압력 밥솥이 고장이 났는지 평소처럼 했던
자연재배 현미밥이 퍼슬퍼슬퍼슬퍼슬, 제가각 따로 놀듯 밥이 덜 익은듯한 상태로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남편은 내가 현미와 고화력 코스에 압력 취사를 누르지 않고 보온으로 놨던 게 아닌가
의심을 했다.
"그래??? 분명 취사가 되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거 참, 희한하네..."
맞다.
서리가 오기 전에 캤던 자연재배 고구마를 디디오랩 에어프라이어에 군고구마 메뉴로
돌려놓고 동시에 자연재배 현미밥을 하고 있었으니 내 기억이 분명히 맞긴 맞는데
정작 밥이 된 상태를 보니 내가 제대로 기억을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밥이 이상하게
되어 있었다.
압력 취사를 누르지 않고 보온으로만 되어 있었다면 현미가 익지 않아 먹지도 못하게
되는데 이도 저도 아닌 상태니 뭐가 잘 못되었는지 더 궁금해졌다.
몇 숟갈 뜨다가 도저히 못 먹겠다는 남편은 한 번 더 해 보자며 물을 더 붓고
백미 코스로 돌리고 압력 취사를 눌렀는데도 현미밥의 상태는 변하질 않았다.
이상하다 싶어 압력밥솥에 남아 있던 현미밥을 누룽지를 만들기 위해 그릇에 퍼놓고
새로 밥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현미, 고화력 메뉴 설정을 해 놓은 뒤 (백미식을 전혀 하지 않는 탓에
고정을 해 놓았으니 따로 손을 볼 필요는 없지만) 압력 취사를 누르고 다른 일을 하거나
했는데 이번에는 무슨 문제가 있나 싶어 밥이 다 되는 50여 분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대신 누룽지를 만드느라 프라이팬에 열을 가한 뒤 물에 주걱을 적셔 자연재배 현미밥을 퍼서
꾹꾹 눌러서 펴주는데 찰기가 하나도 없는 탓에 제각각 돌아다녀서 제대로 뒤집지도 못하고
간신히 익혀 놓기만 했다.
밭에서 따온 자연재배 상추는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놓고 자연재배 배추로는
멸치를 넣은 된장국에 송송 썰어 넣어 배추 된장국을 끓였다.
자연재배 현미밥이 되는 과정에서 다른 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증기 배출이 시작됩니다"라는 음성 안내에도 불구하고 압력 추에서 증기가
배출되지 않고 그대로 끝이 나더라는 것...
아니나 다를까 압력밥솥 뚜껑을 열어보니 퍼슬퍼슬퍼슬퍼슬...
똑같은 상태의 자연재배 현미밥이 지어졌다.
남편에게 압력밥솥의 상태를 말하니 오래 썼으니 이참에 하나 사란다.
주말 아르바이트까지 끝낸 진혁이네와 함께 모현동에 있는 이차돌에 가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와 쉬었다가 깨자마자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빠가 쓰시기 편하도록 쿠쿠 트윈 프레셔를 사서 손에 익도록 사용을 해 봤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내가 사고 싶은 것은 50만 원 대의 쿠쿠 트윈 프레셔였는데
m 포인트몰에 쌓여 있는 것으로 결제를 하겨고 보니 50%만 포인트 결제가 가능 하단다.
멥쌀 현미밥으로만 밥을 짓다 보니 전기 압력밥솥만의 성능 차이만으로도 밥맛의
차이가 달라 20만 원 대의 압력 밥솥을 고르면서 아들과 같은 것으로 동시에 구입을
했었던 것인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나 싶은 생각에 검색을 차근차근 다시
해 보기로 했다.
미리 깨었던 큰딸 진아가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책상 겸 식탁 반대편에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쿠쿠 전기 압력밥솥 증기 배출이 안 될 때'로 검색을 해 봤더니만
많은 분들이 직접 손을 봐서 고친 글들이 펼쳐졌다.
어떤 분은 내부에 있는 전기선이 끊어져서 이었다는 분도 계셨고
또 어떤 분은 증기 배출을 하는 구멍이 막혀 이쑤시개로 뚫어 주셨더니 되더라는
설명도 있어서 일단 뜯어 보기로 했다.
정 안 되면???
정 안 되면 우리 식구들이 갔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현미밥으로 해서 드시는
엄마와 아빠께 사 드렸던 쿠쿠 트윈 프레셔 압력밥솥을 배송되는 기간 동안
빌려 올 생각이었다.
다른 압력밥솥도 있으신데 현미밥만큼은 정말 압력밥솥의 차이만으로 밥맛이 크게 달라지니 그것은 현미밥 전용 압력밥솥이라고 생각을 하시도록 하고 사용방법을 알려 드렸던
터였다.
서비스 센터를 가든 결제를 하든 주말이 끼어 있는 상태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일단 하나씩 하나씩 뜯기 시작했다.
압력 추는 돌려주면 빠진다는 설명대로 돌려주었더니만 쏙 빠지길래
밥물이 묻어 있던 내부에 물을 묻혀 깨끗한 칫솔로 닦아 주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렸다가 불려서 닦아내면 편했으련만 분무기를 밖에서 다른 용도로
쓰느라 가져갔다가 다시 사 놓질 않아서 키친타월에 물을 묻혀 아주 지극정성으로
닦아 주다 보니 시간만 더디 갔다.
싱크대 안쪽에 놓고 뒤쪽 밥 물받이를 뺀 상태에서 작업을 해 주면 전체 청소를
하는데도 수월하다. 현미유가 있는 것처럼 자연재배 현미밥을 하면 자체의 찰지고
기름진 성분 때문에 내부도 엉켜 붙는데 이번에는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거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해서 이 상태까지 온 셈이다.
자연재배 현미밥을 바로바로 해서 먹으니 사용 빈도가 너무 높은데
특히나 올해에는 내가 나를 돌아볼 길이 전혀 없다 보니 드디어 터질 게 제대로
터진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센터로 들고 갈 수도 없는 주말에다 아이들까지
모두 모인 날이다 보니 그야말로 진퇴양난,
똑같은 자연재배 현미밥이라도 압력이 되는 전기 압력밥솥의 기술력 때문에
지금까지 어렵지 않게 지탱해 온 것이긴 한데 정말이지 이번만큼은 조금이라도 더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에 한계가 생겼다.
이렇게 찰기 없는 상태의 현미밥은 한 끼도 먹기 어려운 상태이니 말이다.
내가 스스로 돌아보지 못한 탓도 있다.
쿠쿠 압력밥솥에 있는 자동세척 기능을 주기적으로 이용했었어야 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했던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외부 청소뿐만 아니라 내부에 있는 스테인리스 솥뚜껑을 열고 그 안에 붙어 있는
것들까지도 청소를 해 주기 위해 자동 세척 메뉴를 실행했다.
물은 두 컵 정도만 담아 놓고 자동세척 메뉴 실행~~~
전기 제품과 전자 제품은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는 것들로 주로 구매를 하는데
밖으로 보이는 것들과 달리 보이지 않는 내부는 항상 손질을 해 두지 않으면
각종 물질들이 찌들어 있기 마련이다.
현미밥을 하는 경우에는 솥뚜껑 안이 까만 기름기가 증기와 함께 엉겨 붙곤 하는데
굳이 보이고 싶지 않아서 생략을 했다.
이곳 역시 자동세척 기능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 주면 어렵지 않게 관리가
되는데 관리가 소홀했다는 점은 인정...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내 스스로의 몸과 마음도 가누질 못해 이제야 가까스로 털고
일어났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고장의 원인이 구멍이 막혀서인지 다른 문제인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
분리했던 압력 추는 다시 고정하고
커버를 다시 씌운 뒤
자동세척 기능을 실행해 보았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두근두근두근두근...
고장 났을 때와는 달리 '증기 배출이 시작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시원~~~하게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내부에 있는 전기선이 끊어져서 증기 배출이 안 된 게 아니었으니 그 또한
다행이다.
점검을 다 하고 청소까지 마무리를 한 후 바로 현미, 고화력으로 자연재배
현미밥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아침 녘까지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던 큰딸 진아는 그제야 잠이 들고
회사 끝나자마자 바로 집에 오느라 전전날 밤중에야 도착한 막내딸 진유는
감기 탓인지 오래도록 잠을 푹 자고 밤중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온 큰아들
진혁이네는 그제야 돌아와 잠을 청하는데 새벽녘에 벌인 일은 순식간에
여느 때의 일상의 모습을 되찾게 했다.
"매형, 어디예요? 저 집 앞인데요... **이가 못 내려와서 제가 엄마랑 큰이모
교회 모셔다드리느라고 왔어요..."
"얼른 들어와..."
서울에 갔던 막내 남동생 대신 함열에 사는 사촌 동생이 왔나 보다 했더니만
전화가 걸려왔다.
"누나, 어제는 기차표가 아예 없어서 못 내려오고 지금 나랑 **이 누나랑 같이
첫 기차를 타고 내려 왔는데 엄마랑 아빠랑 교회 끝나면 누나네 집에 가서 식사
같이 해도 돼? 어디 나가서 같이 식사를 하던가 아니면 집에서 배달 시켜서 먹던가..."
시금치나물이 먹고 싶어서 전날 언니랑 시금치나물을 사 왔다는 진유에게
회사 이야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편의점 도시락 대신에 자연재배 현미밥으로
주먹밥을 싸서 도시락을 만들어 회사게 가지고 다니면 되겠다며 된장국과 함께 막
식사를 차려주던 나는 여느 때와는 달리 이렇게 대답을 했다.
"교회 끝나면 엄마랑 아빠 모시고 집으로 와. 진유가 이제 일어나서 막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집에서 현미밥 해 놓을게. 애들 다들 온다고 매형이 사 놓은 고기가 있으니까
구워 먹으면 되지."
"난 제육볶음이나 김치찌개가 당기는데..."
"삼촌, 내가 김치찌개 해 놓을 테니까 이따 와."
새벽부터 깨어 한가롭게 아이들 틈 속에서 지내려던 하루가 갑자기 분주해졌다.
첫 기차를 타고 내려오는데까지는 4시간 이상이 소요되는지라 모두들 배가 고플 것이겠기에 진유와 나는 10명의 식사를 준비한 후 담소를 나눈 후 설거지까지 마쳤다.
새벽녘에 벌인 일로 인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우리의 일상이 되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