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한국 대표 단편소설)
Вставка
- Опубліковано 8 лют 2025
- 깊어가는 가을밤이 헛헛하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시골 정경과 장돌뱅이들의 유랑하는 고달픈 삶이 오히려 정겹다. 순정한 우리말에는 끈적한 정이 뚝뚝 떨어진다. 모진 고생으로 헤어진 삶에도 추억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달라붙는다. 몇 조각은 잃어버린 채로.
1936년 '조광'에 발표한, 강원도 평창 출신으로 경성제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36살 이란 나이에 요절한 이효석의 작품이다. 서정성과 심미주의, 언어와 문체의 서정적 미학으로 압축되는 그의 작품들은 온갖 세상 풍파마저도 아련한 감성으로 녹아내리게 한다. 비어있어 서늘했던 마음 한구석이 온기로 가득 찬다. 떠돌이 장사꾼들의 그저 그런 삶이 자연과 버물리어 낭만적 분위기를 한껏 조성한다. 산허리에 온통 깔려 있는 메밀밭에 하얀 꽃들이 만발하며 인생의 배경을 만들어준다.
봉평장에서 별 재미를 못 본 허 생원과 조 선달은 밤새 80리 길을 걸어야 하는 다음 날의 대화장을 기약한다. 못내 마음이 쓰이는 충줏집과 질펀하게 어울리는 젊은 장돌뱅이 동이가 허 생원의 눈에 밟힌다. 쓴 말을 건네자 빤히 쳐다보는 동이에게 따귀를 한 대 갈겨주는데, 더 이상의 반항 없이 동이가 물러간다. 얼마 후, 동이가 허 생원의 당나귀가 날뛰고 있다고 알려준다. 20여 년을 함께 한 당나귀는 허 생원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허 생원은 암샘(발정기에 수컷이 암컷에게 끌리는 행위)과 동네 아이들의 놀림으로 흥분한 당나귀를 어루만지며 진정시킨다...
#추천도서 #인문학 #문학추천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