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황혼/이인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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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іковано 12 чер 2024
  • 황 혼
    - 이인호 시-
    늙어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이 마음과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 봅니다.
    앞 길이 뒷 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 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보다
    아름답다는 해넘이처럼,
    그렇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아프지 말고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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