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마르에서 온 편지 ① 바이마르에 생긴 내 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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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іковано 2 жов 2024
  • 관장님 우리 관장님.
    여백서원에 오시는 분들께는 가끔씩 얘기했어요.
    어떻게 독일에, 그 명성 높은 바이마르의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도서관" 전 관장님 댁에 내 거처가 생기게 되었는지.
    미하엘 크노헤Michael Knoche 관장님은 전설이 될 만한 분입니다.
    도서관에 화재가 났을 때 (2004년) 불길 속에 뛰어들어 루터 성서 초판본을
    구출하며, 책 구출과 화재 진압에 앞장섰고
    (도서관 면적을 여덟배 확장하면서도 겉에서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기막힌) 새 도서관을 신축하셨고
    25년간 봉직하면서 (손상된) 서적의 복원기술을 세계 탑으로 올려 놓았습니다.
    (몇년전에 퇴임하셨는데바이마르 국립극장에서 성대히 열린 퇴임식은 감동의 자리였죠.)
    퇴임 후 훨씬 더 많은 일을 조용히 하고 계십니다.
    독일 최대의 신문 FAZ(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에 칼럼을 쓰시는 등 많은 저술 활동을 하며 고품격의 블로그도 운영하십니다.
    이번에도 와보니 막강한 신간 저서가 또 두 권이나 나와 있네요.
    그런데도 마치 나는 무슨 대단한 사람이고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이십니다.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세심한 배려가 놀랍고요.
    조용하고 겸손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어 나는 늘, 저 분이야말로 '선비'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런 분을 만난 건 아득한 30여년전 내가 처음으로 바이마르에 왔을 때,
    매일 도서관 문이 닫힐 때야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 허겁지겁 사물함에서 짐을 챙기는 나를, 역시 건물 문이 닫히는 마지막 순간에야 겨우 사무실을 나서는 관장님이 주목하셨죠.
    그러다 아마도 20년 쯤 뒤독일 도서관 학회에서 내가 우리나라 최초의 도서관 규장각을 소개하며 다시 만났는데요.
    그후 관장님은 규장각에 오셨고, 규장각 연구원들 여덟이 바이마르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 도서관을 견학하러 오기도 하고....
    그렇게 유대가 이어졌는데 그때 여백서원에도 오셔서 여백에 머무셨던 관장님은 깊은 인상을 받아 다음에 바이마르에 오면 호텔 가지 말고 꼭 당신집에 머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래서 바이마르에 가서 두어 차례 그 댁에서 묵었죠.
    그러나 영원히 신세를 질 수는 없어 그다음에는 호텔에 머물며 그래도 그냥 갈 수는 없으니 인사를 하러 연락을 드렸는데, 바로 호텔 커피숍으로 오셨어요.
    그 조용하신 분이 거의 씩씩거리며 썩썩 오시더니 테이블 위에다 집열쇠를 소리나게 내려 놓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수 있느냐"며.
    그 다음부터 바이마르에 오면 순순히! 그 댁으로 갔습니다.
    관장님은 아름다운 작은 방에다, 내게 꼭 맞는 작은 책상도 들여놔 주셨고요. (젊은시절 하이델베르크에서 쓰시던 거라네요.) ㅡ
    언제든 오는 내 독일 거처는 이렇게 생겨났습니다.
    나는 여기서 잠만 자고 밥 먹기만 하는 게 아니고 ㅡ 내 일 말고도 ㅡ 관장님 내외분과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친구들을 만납니다.
    지난 번에는 작센 바이마르 왕자님도 찾아 오시는 일도 있었고...
    한동안 떠나 있었던 독일 사회 전반이 단번에 썩 다가오지요. 그 지성사 ㅡ, 각별히 흥미롭고요.

КОМЕНТАРІ • 48

  • @춘옥신-z3u
    @춘옥신-z3u Рік тому +54

    너무 부럽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가까이에 벗이 많으면 좋다고 했는데, 집까지 내어주는 벗이 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네요.

  • @전은하-c9z
    @전은하-c9z 8 місяців тому +11

    눈물이 나네요
    괴테를 사랑하는 서로를 알아보는 두 분의 배려가 너무 감동이에요

  • @장윤하-d8b
    @장윤하-d8b 6 місяців тому +6

    감동~ ^^으로 아침이 맑고 환해집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 @한예주비GraceHan
    @한예주비GraceHan 7 місяців тому +10

    너무 멋지십니다. 아름다운 삶에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언제나 행복 건강하세요. 축복합니다💕💕💕

  • @eunkyunglee844
    @eunkyunglee844 Рік тому +34

    아름다운 인연에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좋은인연이라 이런 것이구나
    감사합니다.

  • @danbi7911
    @danbi7911 8 місяців тому +5

    ❤😂🎉
    어머 선생님,
    너무 기쁘셨군요^^
    두분이 친구로 너무 화합하는 문화적 Stimmung이 아름답네요.
    너무나 아름다운 집이네요.
    선생님의 깊은 에너지를 따라 아름다운 영혼들이 따라왔네용.
    행복해보이네요.
    관장님 선비같아용😅

  • @cjv__paris
    @cjv__paris 11 місяців тому +14

    두 분의 우정, 오래도록 이어지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건강하세요

  • @LydiaHJR
    @LydiaHJR Рік тому +28

    세상이 이렇게 사시는 분들도 계시군요❤ 아무도 모르는 깊은 산속깊은곳 신선들의 세계 같아요 너무 아름다운 집 이네요

  • @순임조-p1d
    @순임조-p1d Рік тому +10

    진리의탐구자 모습
    공간 너머 존경과 진심이 전해져 옵니다

  • @joesimon2241
    @joesimon2241 8 місяців тому +7

    아... 학자의 세계...
    그 향기가 이런 거구나

  • @JumeoniArt
    @JumeoniArt 8 місяців тому +7

    품위 품격 멋있음
    이런 감정이 떠오르네요
    바로 구독합니다 🤗

  • @초록-d5c
    @초록-d5c 9 місяців тому +18

    교수님의 이야기에는 울림이 있습니다.. 여백이 있는 울림..
    인생의 좋은 관계, 지성,,에 대해 짚어보게 해주시는 교수님의 일상입니다.
    모쪼록..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_(((❤)))_

  • @최수지-r6b
    @최수지-r6b Рік тому +11

    와우
    🎉🎉🎉😂😂❤❤❤
    늘 응원합니당~

  • @박분양-z7u
    @박분양-z7u 9 місяців тому +7

    선생님,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바이마르에 생긴 방처럼 여백서원에도 만드시길.. 최소한 밤잠은 안락하게 주무시면 좋겠어요. 오래오래 건강한 선생님 모습 뵙고 싶습니다

  • @리치맘-h6v
    @리치맘-h6v 10 місяців тому +13

    우연히 알게된 교수님! 내 허전함 마음에 따뜻한 한줄기 빛같으신 분입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함을 몸소 보여주시네요.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 @푸른바다-g9l8e
    @푸른바다-g9l8e Рік тому +5

    "감동"입니다.

  • @백경은-l1y
    @백경은-l1y Рік тому +18

    고요하고, 단정하고, 다정한 아름다움...감사합니다.

  • @박분양-z7u
    @박분양-z7u 10 місяців тому +12

    친구에게 '우리한테 이렇게 아름다우신 어른이 계시다' 하며 알려줬어요.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kyumun7074
    @kyumun7074 10 місяців тому +4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귀하신 분들을 뵈니요.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jukjunwon44
    @jukjunwon44 Рік тому +17

    예전에 쓰던 책상을,,
    참 배울점이 많습니다,,
    공부하시던 그 맑은 선비의 영혼이 충만하여 교수님께 그대로 스밀 듯 합니다~
    내내 건강하세요~
    독일에 있는 아들도 교수님처럼 잘 배우고 오겠죠~

  • @리타-z6s
    @리타-z6s Рік тому +7

    👵... 🎉👏👏👏👏👏

  • @insook8620
    @insook8620 Рік тому +8

    우연히 알고리즘의 안내로 도착한 곳에서 고고한 아름다움을 만나 마음이 잔잔해 집니다. 구독 눌렀습니다. 저도 좋은 인연을 만난듯 행복해집니다. ^^

  • @sang-cheolkim5149
    @sang-cheolkim5149 Рік тому +16

    전영애 교수님! 바이마르 생활 잘 보고 있습니다. 1991년 여름에 바이마르에서 어학연수했던 기억이 늘 생생히 남아 있어서 언제 다시 한번 가 보나 하는 곳입니다.

  • @비츠로-e9v
    @비츠로-e9v 9 місяців тому +3

    진짜 부러워요 멋집니다 🎉

  • @프리다-y3b
    @프리다-y3b Рік тому +15

    우정이 느껴자는 풍경에 미소 지어요. 고맙습니다.

  • @boyoungkim2104
    @boyoungkim2104 8 місяців тому +3

    길쭉한 서재 너무 멋져요~~ 저기선 독서가 저절로 될 것 같아요!ㅎㅎ

  • @wise1633
    @wise1633 Рік тому +10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인연.
    부럽고 닮고 싶어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을까 구독합니다.

  • @nl3350
    @nl3350 11 місяців тому +17

    듣는데 눈물이 나네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분을 보는 듯 해서요.

    • @이영림-q1y
      @이영림-q1y 10 місяців тому +3

      저만 눈물이 난게 아니군요.

  • @딩동댕-e3p
    @딩동댕-e3p Рік тому +10

    귀한인연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 @이영림-q1y
    @이영림-q1y 10 місяців тому +10

    교수님~~ 요즘 하루의 시작에서 끝까지 교수님과의 만남으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겨울이라 공기는 차갑지만 교수님의 이야기가 있어 창으로 비치는 햇살이 더없이 맑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 오늘 아침도 교수님께 받은 감동으로 바른길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kimyumi4206
    @kimyumi4206 9 місяців тому +7

    귀한곳을 선생님덕분에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영광입니다 감사드립니다🙏🏻

  • @카야-w6v
    @카야-w6v 10 місяців тому +3

    교수님~유익한 내용 감사드립니다^^

  • @athena-2-16g
    @athena-2-16g 9 місяців тому +3

    바이마르에서 온 편지 아주오래전 미국유학중 읽으며 훗날 괴테의집을 찾아간 계기가 되게했던~
    선생님 건강하시고 기회가 된다면 꼭 뵙고싶어요

  • @우유-x8r3w
    @우유-x8r3w 3 місяці тому +2

    멋지시네요 두분다

  • @piol9467
    @piol9467 Рік тому +8

    ..다정하면서 목 말랐던..
    선생님 이야기도 제겐 그런♡감사합니다♡

  • @메텔-w5d
    @메텔-w5d 6 місяців тому +1

    전선생님덕에 긔한 구경을 하고있습니다. 인복도 많으십니다. 인복을 어떻게 가지나요? 저는 인복이 어릴따부터없었어요.ㅠㅠ
    집안대대로 선비의 피가 흐르셔 서 다른기품이 느껴집니다.

  • @nanda0621
    @nanda0621 Рік тому +8

    책상과 침대 등 있어야 할 게 다 있는, 작고도 벽면 가득한 책장으로 '화려'한 거처에서의 소식에
    가슴이 찡할 정도로 감동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지구가 불타는 요즘, 바이바르는 날씨가 어떨지. (시원하네요!) 행복하시기를.

  • @포핀-k6z
    @포핀-k6z Рік тому +7

    와.. 멋진 분 옆에 멋진 분..
    두분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martha3521
    @martha3521 Рік тому +7

    아름다워요. 학문도 학자도 인연도

  • @오준식-o6h
    @오준식-o6h 2 місяці тому +1

    멋지다😂

  • @treepark2660
    @treepark2660 11 місяців тому +4

    선생님 토크멘터리에서 보고 참 아름다운 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세히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록잎들로 가득한 창은 언제나 제 로망이기도 해서요📚🍃🌿 역시 무언가에 헌신하는 분들은 통하게 마련인가 봅니다. 😊

  • @신호선-j2x
    @신호선-j2x Рік тому +4

    저도 아들이 독립하면서 제 게 서재가 생긴게 어찌나 행복하던지 책읽는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소박한 부자이신 교수님을 닮고 싶습니다.

  • @sungjakang1292
    @sungjakang1292 Рік тому +14

    감사합니다 교수님
    조용하고 겸손한 태도...와 닿습니다.

  • @parmenideskim9739
    @parmenideskim9739 8 місяців тому +5

    얘기가 너무 엉뚱한 대로 새는 데 독일은 신문의 수준이 굉장히 높더라구요. 거의 학술지 수준.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신문들이 엄청나게 팔리고 읽힌다는 거. 반면 우리나라 신문들, 특히 조중동은 맨날 거짓말과 가짜 뉴스에 말도 안 되는 선동 뿐. 수준 차이가 너무 많이 납니다.

  • @09tgfl81
    @09tgfl81 8 місяців тому +1

    시몬 드 보부아르처럼 지적으로 생기심

  • @jinboklee4033
    @jinboklee4033 5 місяців тому

    평생 책에 갇혀 ....
    뭔 하는 삶인지....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