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월지가 24년 6월호] 25 산(이태극詩. 강한뫼曲) - 바리톤 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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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іковано 1 чер 2024
  • [ 6월지문 ]
    산(이태극詩)
    2013년, 생애 첫 가곡을 완성했다. 바로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화천비목콩쿠르 창작가곡부문' 출품을 위한 것. 콩쿠르 주관처에서 정한 약 네 편 정도의 지정시를 가사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정함부터 난항이었다. 난생 처음 쓰는 가곡에, 음악을 위한 시 선정에 뭐 대단한 안목이 있을까. 어떤 시를 정해도 과거의 나에게는 새로운 것이며, 쉽지 않은 일로 아무 시나 잡아내면 그만인 상황. '운명'을 대단히 믿는 입장에서 유난히 끌리는 제목이 있었다. [산], 내 이름 '뫼'로다.
    제목만 보고 마음을 정하고 보니, 젠장, '시조'라는 낯선 시문 형태를 마주한다. 6줄의 짧은 행으로 인해 짧은 길이의 음악만이 나올 것만 같았고, 시의 연과 행이 곧 음악의 구조와 직결된다는 선험적 한계로 말미암아, 연이 없는 이 시로는 음악의 형식을 설정 함이 막막했다.
    그저 시를 읽었다. '해석'을 위한 분석적 접근이 아닌,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 문장을 보았다. 각 행 마다 꽂히는 단어가 있었고, 맥락 안에서 단어가 품고 있는 세상이 펼쳐졌다. "세월", "능선", "새/꽃/바람", "돋움", "끝 모를 정한", "이랑". 각 단어는 나로 꿈꾸게 했고, 위 단어들을 관통하는 '선Line'의 이미지 때문인지, 단숨에 써 내려졌다. 그림 그리듯 행해진 작업 속엔 정한 적 없는 음악의 형식이 있었고, 넉넉한 에너지가 담겼다.
    이것이 나의 첫 경험이다.
    나다운 작업의 방식을 느꼈던 첫 경험.
    2013년 [산] 이후, 이런저런 작업 방식으로 작품들을 대해왔으나, 종래에는 그 방황을 멈추었다. 창작은 끔찍하며 고통스러우나, 행복하게 고통스러울 수 있는 나다운 작업을 안다. 처음으로 즐거웠던 최초의 작업에 그것이 있었고, 돌고돌아 [산]처럼 앉았다.
    2024. 6. 1. 토
    작곡가 강한뫼 드림.
    -
    아예 망각을 안고 하늘 바라 앉은 세월
    하많은 사연들이 능선으로 오고 가도
    철 따라 새는 울고 꽃 피어 바람도 겹게 스쳐 주네
    억겁 멀리 바다만을 돋움하여 듣는 나날
    끝 모를 정한으로 침침 구름 속에 산다 해도
    해와 달 이랑을 지으며 가린 자릴 비춰주네.
    / 이태극
    [Credit]
    바리톤 강민성
    피아노 강한뫼
    작곡 및 음악책임 강한뫼
    영상제작 및 감독 안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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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강한뫼 한국가곡 프로젝트
    MOIWOLJIGA
    뫼 月 之 歌
    작곡가 강한뫼 한국가곡이 기록되는 달月의 노래
    ​매 월, 그 계절의 노래
    가곡에는 '언어'가 있고 '음악'이 있으며, '사람'이 있다. 그 음악은 시로부터 나오며, 이를 표현하는 언어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이 세 가지가 함께하여 나를 성장케 할 것이나, 돌아오지 않을 시간의 '언어'와 '음악', 그리고 '사람'을 기록함은 시절時節/詩節을 영영 간직하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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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 MOI KANG ]
    composer, arranger, orchestrator
    from Korea, Republic of
    📮 hanmoi.kang@gmail.com
    (공식홈페이지 Official) hanberg.modoo.at​
    (More INFO.) linktr.ee/han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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