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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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 길 (1970)
노래 이야기
1953년 휴전 이후, 우리나라 전국의 미군 캠프에서는 특출난 실력으로 선발된 가수들만 설 수 있는 '미8군쇼'가 열렸는데요. 전쟁의 후유증으로 황폐해진 시대 속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들에게는 ‘미8군 쇼’에 출연하는 것은 그야말로 꿈의 무대에 서는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전국의 재능있는 가수들은 미8군 무대에 진출하게 되는데요. 당시 미국에서는 재즈를 기반으로 한 스탠다드팝과 로큰롤이 유행이었고요. 자연스럽게 미8군 무대에 진출한 가수들은 당시 유행했던 빅 밴드와 함께 서구음악을 노래하게 되었죠.
그리고 이렇게 미8군 쇼에서 수많은 공연 경험을 통해 탄탄한 실력을 쌓은 가수들이 우리 가요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가요계엔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는데요. 패티김, 윤항기, 윤복희, 신중현, 현미, 장미화 선배님들이 모두 미8군 쇼를 통해서 탄생한 스타들이었고요. 역시 ‘최희준’ 선배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포근하고, 가장 따뜻하고 가장 정감 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최희준 선배님인데요. 서울대학교 3학년 때, 학교 축제에서 ‘고엽’을 멋지게 불러서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고요. 미8군 클럽의 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던 친구들의 권유로 미8군 클럽의 오디션에 참여하게 됩니다. 당시 미8군 클럽 오디션에 합격한다는 것은 정말 뛰어난 실력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는데요. 당당하게 오디션을 통과한 최희준 선배님은 그곳에서 스탠다드 팝과 재즈를 감미롭게 노래했고요. 특히, 미국 가수 ‘냇 킹 콜(Nat King Cole)의 노래를 많이 불러서 한국의 ’냇 킹 콜‘이란 별명도 얻었고, 후에 ’냇 킹 콜‘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함께 만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죠.
최희준 선배님의 본명은 ’최성준‘인데요. 라디오에 출연해서 첫방송을 하는 날, 최희준 선배님에겐 걱정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몸이 편찮으셔서 항상 자리에 누워 라디오를 매일 들으시는 아버지에겐 가수가 되었다는 사실을 비밀로 했는데요. 라디오를 듣다가 갑자기 아들이 가수가 되어 출연하면 너무 놀라실 것 같아 전전긍긍하자, 당시 KBS 악단장이었던 김인배 선생님과 송영수 PD, 그리고 지휘자였던 김강섭 선생님, 그리고 작곡가 손석우 선생님이 ’성준‘이란 이름을 ’희준‘으로 지어주었고요. 손석우 선생님은 ’항상 웃음을 잃지 말자‘라는 뜻에서 이름에 ’기쁠 희(喜)‘를 넣어주었죠. 그날 이후 최희준 선배님은 예명이었던 이름을 본명으로 개명했고요. 이름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통해 즐거움을 전해주는 최고의 가수가 되었습니다.
최희준 선배님의 노래는 사시사철 우리를 위로해주었는데요. 봄에 들으면 따사로운 어머니의 미소같고, 여름에 들으면 봉숭아꽃 물들이는 누이처럼 다정하고, 가을에 들으면 낙엽을 태우는 향기처럼 그윽하고, 겨울에 들으면 모닥불처럼 따사로운 노래가 바로 최희준 선배님의 노래였습니다. 모두가 사랑하는 ’하숙생‘을 비롯해서 ’길 잃은 철새‘, ’진고개 신사‘, ’맨발의 청춘‘, ’빛과 그림자‘, ’옛이야기‘, ’종점‘ 등등 모든 노래들이 우리의 추억을 샘솟게 만드는데요. 그중에 한 곡이 바로 1970년 정풍송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노래 ’길‘입니다.
“세월따라 걸어온 길 멀지는 않았어도
돌아보는 자욱마다 사연도 많았다오
진달래꽃 피던 길에 첫사랑 불태웠고
지난여름 그 사랑에 궂은 비 내렸다오
종달새 노래 따라 한세월 흘러가고
뭉게구름 쳐다보며 한시절 보냈다오
잃어버린 지난 세월 그래도 후회는 없다
겨울로 갈 저 길에는 흰 눈이 내리겠지”
인생을 ’길‘에 비유한 노래들이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최희준 선배님의 노래에는 명곡이 유난히 많습니다. ’인생은 나그네길‘이라는 최고의 가사가 등장하는 ’하숙생‘부터 ’길 잃은 철새‘, 그리고 ’길‘이 대표적인데요. 곡절 많은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정감어린 멜로디, 그리고 부드럽고 포근하게 마음을 감싸주는 최희준 선배님의 목소리는 외로운 인생길의 친구였고 위로였습니다.
우리 인생은 언제나 길 위에서 길을 묻고, 여러 갈림길에서 하나의 길을 선택해서 걸어가고, 막다른 벽에 부딪히면 또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과정과 많이 닮았어요. 때론 외롭게 혼자 걷기도 했고, 어떤 길은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의지하며 걸었고, 걷다가 지쳐 주저앉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서 걸어가는 우리들의 인생길인데요. 올해의 시작과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즐거움도 있는 만큼 후회도 있고 미련도 있고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최희준 선배님의 노래 가사처럼 세월따라 걸어온 길, 앞으로도 세월따라 뚜벅뚜벅 용기있게, 그리고 함께 손 잡아주면서 걸어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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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 가을이 오기 전에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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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 비 내리는 명동 (1970)
Переглядів 37 тис.2 місяці том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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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 사랑은 계절따라 (1969)
Переглядів 33 тис.3 місяці том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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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의 달달한톡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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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 이별의 항구(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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