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사람들 / 정태춘 노래
Вставка
- Опубліковано 9 лют 2025
- 2019’ 사 람 들
아침 현관 앞에 사채 업체 명함들이
여기 저기 뿌려져 있고
이사 온 첫날 나는 기겁을 하고, 허어..
오후에야 겨우 가슴 쓸어내리고
온동네 거리마다 낙엽처럼
흠, 일수, 월수, 해피론, 무담보, 전화 한통으로..
동네 할머니 손수레 지나가고
동네 할아버지 리어카 끌고 오고
종이 박스 가득 아슬아슬
비탈진 언덕길을 내려가고
흠, 노인을 거지로 버려두는 나라
흠, 사람들
우리 서하 아침에 유치원 가고 (가기 싫은데)
오후에 집 앞 버스에서 내리고 (할아버지, 안아줘)
오늘은 뭐하고 놀았니? (안가르쳐 줘)
간식은 뭐 먹었어? (안 가르쳐 준대두)
음, 까칠하긴
음..
우찬규 씨는 한시 답장이 없고
핸드폰은 미세 먼지 경보만 요란하고
새 봄 잎사귀들 다투어 솟아나고
블랙리스트는 잊혀지고
음, 사람들, 음 사람들
재작년엔
4,185 명이 교통사고로 죽고
12,463 명의 국민이 절망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하청, 비정규직.. 1,957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고
여기 또,
35만의 새 아기들이 태어나고
1만 여 명의 신부들이 중국, 동남아에서 들어오고
JTBC에 노란 조끼 등장하고
샹젤리제 거리는 철시하고
장갑차에 검은 연기 어수선하고
뉴스 꼭지는 넘어가고
아, 아쉬운 사람들
음, 사람들
이인휘는 또 새 소설을 쓸까
빵 공장엔 다신 안나갈테지, 거기
남한강 물결 고요하게
북으로, 북으로 흐를테고
술은 먹었다, 끊었다, 먹었다, 끊었다
(칼 갈아요) 꼬오물차 지나가고 (“영광 굴비)
짜지 않아요, 짜지 않아요”, (오십대 아주머니 일톤 트럭 지나가고)
편의점 알바 언니 화장 속 기미가 짙고
“오늘은 로또가 연결이 안돼서요..”
피곤하시군요, 피곤들 하시군요
음, 사람들
음, 사람들
2019. 3
정태춘 작사, 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