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 사건의 지평선 (Tropical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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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іковано 10 лют 2025
-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을 트로피컬 버전으로 만들어봤다.
나는 이 노래가 일본 애니메이션 엔딩 노래 같이 느껴졌다. BPM 98의 약간 빠른 락 발라드다. 난 이게 케이팝 걸그룹 노래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BPM 125 정도까지 빨라져야 했다. 그렇다고 그냥 속도를 25% 올리기에는 멜로디가 너무 조밀했다.
대신에 리듬을 Ed Sheeran - Shape of You (BPM 96) 같은 유사 3박자(트레실로) 리듬의 트로피컬 하우스로 바꾸면 대충 맞는다. 이 정도면 약간 올드하지만 걸그룹 느낌도 난다. 이렇게 가기로 했다.
윤하의 보컬 추출은 iZotope - RX - Music Rebalance로 했다. 처음에는 청춘페스티벌 라이브 버전을 쓰려고 했으나, 노이즈가 너무 많이 껴서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 스튜디오 녹음 버전도 생각보다 노이즈가 많이 남았다. 윤하의 고음 부분과 악기의 샤아아- 하고 화사하게 부서지는 음이 구분이 잘 되지 않았는데 결국 이걸 살리고 대충 효과음인척 넘어가기로 했다.
기본 리듬 신스는 마림바로 채웠다. Serum - PL Mallety 프리셋을 썼다. 좀 더 사인웨이브 스러워야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더 나은 대안을 찾지 못했다. 다음에는 여건상 쓰지 못했던 Kontakt - Mallet Flux 를 써보고 싶다.
인트로 악기는 GD - 삐딱하게 같이 아련한 노스탤지어가 느껴지는 리드 신스를 썼다. 80년대 카시오 신스를 복각한 Arturia - CZ V 의 Trancy Saw 였다. 내가 썼던 카시오 신스의 느낌이 나면서 훨씬 세련된 사운드였다.
드럼은 리즌 스튜디오의 기본 드럼 샘플을 썼다. 쉐이커가 화사하게 고음역을 채우는데, 여기에 하이햇을 좀 추가했으면 어떨까 싶다. 킥과 스네어가 트로피컬 하우스 리듬을 단단하게 받춰주지만 좀 단조로운 감도 있었다. 너무 마림바의 리듬과 같이 가니까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조금씩 fill-in 구간에서 변주를 줬는데 생각보다 박자가 절어서 아쉽다. 마림바, 킥, 스네어가 서로 잘 엇갈리면서 반복적이면서 지루하지 않게 들리도록 노력해야겠다.
베이스는 Serum - BA Hipster Bass를 뚱땅거리게(strummy) 썼다. 잔향을 짧게 쓰는 매력이 있는 소리였다. 다 좋았는데 가끔 길게 sustain을 걸어야 할 때는 그냥 기본 미디 표준 accoustic bass, elec bass (finger)를 썼다. 베이스 글리산도는 그냥 미디 기본 노트를 여기저기 누르다보면 들어있는 소리들을 가져다 썼다. 워낙 기본 소리라서 베이스를 여러개 바꿔가며 써도 그렇게 티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 잔향을 짧게 주며 통통 튀는(strummy) 소리만 쓰니까 귀엽고 좋았지만, 또 너무 넓게 퍼지는 소리가 없으니까 심심해서 Arturia - CZ V - Fantasia Keys 를 썼다. 이것은 나중에 iZotope - Neutron 으로 width를 넓게 해서 공간감을 더 넓혔다. 이것도 인트로에 쓸 때와 verse, chorus에 쓸 때 소리가 많이 달라야 해서 고민 끝에 그냥 트랙을 각각 따로 만들었다. 애매하다 싶을땐 귀찮더라도 분리해서 각각 조정하는 게 나은 것 같다. 다음에는 드럼 트랙도 킥, 스네어, 하이햇 등을 다 분리해야겠다. 이게 사실 주영훈이 cakewalk 쓰던 시절부터 하던 건데 난 왜 안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iZotope - Neutron 을 각 트랙에 다 붙여서 믹싱을 했다. 원래는 각 채널별로 export as wav 한 다음에 믹싱을 한다고 했는데, 난 그냥 했다. 확실히 컴퓨팅 리소스를 많이 소모해서 가끔 느려지긴 했으나 적당히 감당할 만 했다. 그래서 믹싱하다가 갑자기 고칠게 생각나면 바로 고쳐도 되서 편리했다. 다만 이게 프로젝트가 커지면 정말 느려질 것 같으니 wav로 뜬 다음에 해야 할 것 같다.
Neutron을 붙일때 대체로 괜찮았는데, 약간 밀리세컨드 단위로 음이 밀리는 게 느껴졌다. 이유를 못 찾겠어서 그냥 냅뒀지만, 다음에는 어떤 이펙터를 먹일때 느려지는지 찾아봐야겠다. 특히 드럼이 밀리는게 너무 신경쓰여서 Neutron을 먹이지 않았다. 그리고 윤하의 보컬도 이미 너무 이펙터가 많이 먹여져 있어서 더 이상 먹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보컬이 다른 트랙에 비해 너무 가운데 먹먹하게 고정된 느낌인데, 조금 공간감을 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Neutron에서 제공하는 레퍼런스 주파수 대역에 가깝게 맞추니까 대충 악기들이 적당히 자기 자기를 찾아서 들어갔다. 드럼은 드럼, 베이스는 베이스, 고음역 스트링, 저음역 스트링 등... 정형화된 음역으로 바꿔준 뒤에, 서로 겹치는 주파수 대역만 대충 찾아서 안 겹치게 깎아줬다. 다음에는 인터넷에서 레퍼런스 주파수 대역을 좀 더 찾아봐야겠다.
곡 구성은 원곡 그대로 갔더니 거의 5분에 가깝게 길어서 그대로 가기가 어려웠다. 악기 편성이 다채로우면 그나마 지루함을 견딜만 했는데, 나는 단촐한 구성이라 금방 지루해졌다. 그래서 이걸 악기를 더 추가하고 이펙터를 다양하게 먹여서 5분짜리로 가느냐, 그냥 뒷부분을 잘라서 3분 정도로 끝내느냐 고민했는데, 그냥 편하게 3분으로 갔다. 다만 너무 급하게 끝나는 감이 있어서 아웃트로 정도는 붙여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이번에 여러 시도를 해봤는데 너무 어려워서 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취미가 아니라 일이 된 것 같아서 하기 싫어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왜 하기가 싫은지...) 한참을 질질 끌었다. 주말에 커피를 마셔가며 일처럼 해서 겨우 끝내긴 했지만 너무 후다닥 끝내서 만족스럽지 않은 점들이 눈에 계속 밟힌다. 하지만 이래서야 또 한 달이 더 걸릴테니, 이번에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빨리 다음 노래를 만들어야지. 아직도 만들다 만 노래들이 한참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