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아트 갤러리] 표면의 미학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인상은 이면에 있지 않습니다. 대상의 표면으로부터 받는 인상은 우리의 마음에 새겨져 오래도록 남는 감정을 만들어냅니다. 미술 작품에서 겉으로 드러난 면만큼은 작가의 의도가 철저히 반영되는 법이지요. 그것이 설사 우연에 의한 발현일지라도 말입니다.
작품에서 받는 인상이 마음에 감각을 새기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습니다. 인간의 감각 기관은 찰나의 순간에 대상의 호오를 가릴 정도로 발달되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작품의 인상을 만들어내는 표면은 어떨까요? 많은 작가가 고유한 표면을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입니다. 작업실의 온도와 습도, 재료의 농도와 날씨, 그날의 기분까지도 작품의 표면에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죠. 작가는 그 흔적을 작품에 포함시킬 수도, 철저히 지울 수도 있습니다. 표면에는 작가의 의도가, 작가의 공과 노력이, 가끔은 자연이 주는 우연이 담겨있습니다.
차고 깨끗한 공기가 기분 좋은 각성을 부르는 1월, 우리는 표면으로부터 감상을 시작하려 합니다. 머지 않은 3월에 열리는 '화랑미술제'에서 여러분을 만나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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