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bi710
Nubi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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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 속에서 나누는 영원한 사랑
#자우림
** 사진 - 영화 Vanilla Sky(2001)

사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밴드 자우림은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고 대한민국 현시대에 제일 가기 때문이다. 알량한 소신으로 글을 썼다가 노래가 가지는 깊은 철학을 망쳐 놓을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이 나오고 나서 꼭 글을 쓰고 싶은 바가 있었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옮겨 놓을까 한다.
‘있지’라는 단어를 글에서나, 말에서나 자주 쓰면서 늘 느끼지만, ‘있지’는 말하기 어려운 것이 있는데 말을 꼭 해야할 때 서문처럼 사용하거나 망설임을 나타내는 표지로 많이 사용한다. 자우림의 "있지"는 이러한 감정을 너무나도 잘 나타낸 곡인데, “있지”의 화자가 어떤 사람인지간에 “잊어버리고 말하지 못했”다기보다는 그때 말하기에는 너무 진부하거나 꺼내야 할 말을 제대로 고르지 못했거나 쑥스러웠거나 당시에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등 모종의 이유로 말을 꺼내지 못하다가 “바람이 너무 좋아서”, “하늘이 너무 파래서” ‘있지’라는 말을 통해 진심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하려던 말은 어떤 것이었을까? 단순한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자우림의 11번째 앨범 《영원한 사랑》을 들으면서 "있지"의 화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STAY WITH ME",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는 이야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있지’라는 말을 꺼내는 건 결국 자신의 말을 들어달라는 것이다. 말을 들어주려면 자신의 옆에 있어야 한다. 물리적으로든, 매개체를 통해서든, 곁에 있어줘야 ‘있지’ 뒤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 것이다. 보컬로 시작하는 강렬한 이 노래는 ‘있지’와 같은 망설임은 없다. 게다가 첫 가사도 “내일은 너무 멀어 / 지금 바로 여기 있어줘”이다. "있지"의 화자와 동일인이라고 가정한다면 더 이상 망설임 없이 옆에 있어달라고, 외로움을 견딜 수 없다고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영원히 영원히" 있어달라는 말을 하면서 청자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있어주겠다고, “그대여 내 손을 잡아요”라고 말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화자는 이미 "영원히 영원히"에서 “왔다 가 버리는 모든 걸 / 잡아둘 수는 없으니까”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영원히 사랑할 거라 말해달라는 것이다. "FADE AWAY"의 화자 역시 "STAY WITH ME"의 화자처럼 (두 사람이 동일인이라고 보지만) 외로움을 홀로 견디기 힘드기 때문이다. 영원하지 않다는 걸 깨달으면 쓸쓸해지고 그렇기 때문에 영원을 약속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공허한 말이라도 좋으니 말이다. 거짓으로 위로되는 진심이라니, 그보다 슬픈 게 없다.
유튜브에 가면 자우림이 전하는 곡 배경이 있다. 11집의 곡 중 "영원한 사랑", "STAY WITH ME", "EURYDICE",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이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에우리디케”가 돌아보면 사라지는 신화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영원하지 않은, ‘공허함’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STAY WITH ME"를 두 번 넣었다. 처음은 같이 있어달라고 ‘얘기’하는 것이고 마지막은 푸는 가락까지 넣어 마치 꿈에서 깨어나는 빈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자우림 음악의 매력은 곡이 훌륭한 것도 있지만 각자의 경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소설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에서 배회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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