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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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콘 앤 윈터솔져 스포 리뷰 | 새로운 세대가 겪어야 하는 새로운 싸움
최근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고 볼 수 있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의, 담당 경찰 데릭 쇼빈이 살인과 과실치사 등 세 개 혐의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와중에 미국에선 Stop Asian Hate(아시아인 혐오를 멈춰라) 운동도 벌어지고 있죠. 이처럼 미국의 인종 갈등은 현재 최고조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요즘의 미국에 흑인 캡틴 아메리카가 탄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팔콘, 샘 윌슨은 엔드게임 시점에서 스티브 로저스에게 방패를 물려받았습니다. 그건 그가 다음 캡틴 아메리카라는 뜻이었죠. 그러나 그는 고민 끝에 박물관에 방패를 기증합니다. 정부 관계자들은 옳은 결정을 한 거라고 말하지만, 스티브의 오랜 친구였던 윈터 솔져, 버키 반즈는 마지막 남은 가족이자 친구였던 스티브의 흔적을 그렇게 넘겨버린 것에 대해 화를 냅니다.
하지만 극 중 나타나듯이, 일상적으로 인종차별을 경험하는 흑인이었던 윌슨은, 캡틴 아메리카라는 심볼이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흑인인 이사야 브래들리가 한국 전쟁에 참여하여 미국 측 슈퍼 솔져로 활약했음에도, 2대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는커녕 국가에 의해 30년간 갇혀 슈퍼 솔져 혈청의 실험 대상으로 사용당했음을 알게 된 후, 그는 국가와 자신의 정체성 속에서 어떤 영웅이 되어야 할지 더욱 고민합니다.
국가에게 국민으로서 대우받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 같은 나라의 국민에게 차별당하는 기분. 그 기분이 그저 기분이 아니라 현실에서 피부로 직접 느껴지는 사람에게, 그 국가의 상징이 되라고 말하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캡틴 아메리카는 인류애적 구원자이자 희망의 상징이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신념을 지키는 이상적인 영웅상을 대표합니다. 그러나 그 전에 중요한 점은, 그가 성조기를 입은 히어로라는 점입니다. 심지어 박물관에 국가의 역사적 상징으로 보존될 정도이죠.
그런 캡틴 아메리카의 자리를 금발에 푸른 눈이 아닌, 흑인이 차지하면, 그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은 어떨까요? 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아마 보통은 아닐 겁니다.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 위해 샘 윌슨이 싸워야 했던 적은 스티브 로저스가 싸웠던 적들과는 조금 맥락이 다릅니다. 히틀러, 그리고 하이드라 같은 명백한 악인 전체주의 집단, 혹은 침략자 외계인들처럼 완벽한 타인들과 주로 싸웠던 스티브 로저스와 달리, 샘 윌슨의 적들은 완벽한 악이라고 보기 조금 어렵습니다. 국가에서 캡틴 아메리카로 지정했으나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적을 무참히 살해하여 선을 넘게 된 존 워커나, 타노스 사건 이후 5년간 난민처럼 생활해 온 사람들에 대해 강제적인 이주 정책을 펼치는 정부에 대항하는, 선한 의도로 시작했으나 점차 테러리즘에 물들어 가는 10대 소녀 칼리 모건소 등이 윌슨의 적이었죠. 이는 마치 우리 사회에서의 싸움도, 뻔한 악이 아닌 우리 주변의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는 종종 현실에 히어로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합니다. 하지만 좌우 갈등, 인종 갈등 등을 캡틴 아메리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을까요? 드라마 속 세상도 현실 세상만큼 복잡하고 갈라져 있습니다. 블립되었던 사람들과 블립되지 않았던 사람들, 국가가 선택한 사람들과 국가가 버린 사람들. 이들은 각자의 현실 속에서 서로를 적으로 상정하고 싸우고 있죠. 그들은 증오와 복수심에 깊게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각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죠.
그런 와중 고민 끝에 스티브의 의지를 이어받아,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로 마음먹은 샘 윌슨은, 한쪽의 편을 들기보단 차별과 증오를 멈추고 대화를 시작하자고 말하는 편을 택합니다. 그러나 중립을 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양극단 모두에게서 비판을 받기 때문이죠. 그들은 말할 겁니다. ‘너는 지금 상황이 어떤지 몰라. 어정쩡한 중립을 택할 때가 아니란 말이야. 넌 너무 순진해.’ 하지만 윌슨은 당당하게 말합니다. ‘나는 지금 성조기를 입은 흑인이야. 내가 뭘 모른단 말이지? 내가 아무 고민 없이 이 옷을 입었을 것 같아? 나는 사람들이 서로 죽이고 죽는 싸움이 아니라 더 올바른 길을 택할 수 있다는 믿음을 택할 거야. 그게 내가 생각하는 정의로움이니까.’
영웅이란 무엇일까요? 히어로 영화는 화려한 액션과 형형색색의 의상들로 감춰져 있지만, 그 이면에선 끊임없이 영웅성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그리고 영웅성이란 정의로움을 뜻하겠죠. 그러나 수많은 사람이 부딪히며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실 해답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모든 차별과 싸움을 멈추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죠. 서로를 깡패, 위선자라고 욕하기 전에, 그 사람의 주장이 무엇인지 듣고 대화하는 것. 그것이 서로의 의견을 듣기도 전에 적인지 아닌지부터 판가름하려는 요즘 세대에, 가장 필요한 정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마치 캡틴 아메리카라는 새 옷을 입은 샘 윌슨이, 헤쳐나가야 할 앞으로의 과제들이 쉽지 않을 것처럼요. 그러나 저는 새로운 캡틴의 탄생을 축하하며, 그가 보여줄 활약을 기대합니다. 어쨌거나, 그의 비행 액션은 정말 멋지고 완벽하니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도 재밌는 영화에서 깊은 이야기를 찾아 돌아오겠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Track : In The Mood - ua-cam.com/video/LtgbGo36EXA/v-de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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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ОМЕНТАРІ

  • @박수종-b8r
    @박수종-b8r 5 місяців тому

    영상 존나 좋다.. 와..❤

  • @수익노
    @수익노 2 роки тому

    근대 가모라 는 타노스 부화 인대 안죽어서 신기했음 토니가 가모라 빼고 죽여줘 소원 한건지

  • @수익노
    @수익노 2 роки тому

    로키는 잡혀가고 가모라는 안잡혀가고 ?

    • @ehghgh
      @ehghgh 2 роки тому

      캉이 써놓은 시나리오에 있었나봄

  • @반달-b7w
    @반달-b7w 2 роки тому

    완다 비젼 정주행 하고 헤어나오지 못해 영상을 찾아보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학교 다닐 때 생각나고 좋네요 ㅎㅎ

    • @파란파스타
      @파란파스타 2 роки тому

      망한 채널인데요... 감사합니다 ㅋㅋㅋ

  • @msemse8291
    @msemse8291 2 роки тому

    기독교라는 종교는 종말이 최대의 추구점이 될수도 있다는 것에서 무서운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택받길 원한다는 점에서도 ;;;;

  • @msemse8291
    @msemse8291 2 роки тому

    에반게리온도...

  • @msemse8291
    @msemse8291 2 роки тому

    신격화는 마치 사이비 사상이라고 봐야겠죠 물론 그걸 이해하는냐 돈만 추구하느냐의 사이비 교주의 의도가 중요하겠지만요

  • @msemse8291
    @msemse8291 2 роки тому

    단순 영화 리뷰가 아닌 다른 시각 철학적 시각 상당히 흥미롭군요~ 앞으로도 이런 영상 부탁드립니다

  • @msemse8291
    @msemse8291 2 роки тому

    인격은 그 순간이라는 것도 상당히 와 닿네요 근데 그것도 기억과 경험 교육을 통한것이 발현된거겠죵;

  • @msemse8291
    @msemse8291 2 роки тому

    인격이란 정의부터 정립되어야 할듯 기억과 인격 동질적인 의미라고도 봐야하나??? 그런거 같기도 아닌거 같기도 인격이 더 심오한거 같기도하고 인격이란거는 경험과 기억의 결과물 같기도하고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인거 같은데 난 그래도 닭이먼저 같거든요 ㅎㅎㅎ

  • @zenuty4272
    @zenuty4272 3 роки тому

    동일인물 다른마음

  • @Doomspaghetti
    @Doomspaghetti 3 роки тому

    4:03 역대 캡틴-인간이 싸움을 버리고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믿는다 하이드라-인간은 절대 스스로 싸움을 버리고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없다

  • @coreaojg
    @coreaojg 3 роки тому

    유일하게 긍정적 리뷰네요

  • @Doomspaghetti
    @Doomspaghetti 3 роки тому

    확실히 이것만 보고 오리엔탈리즘이라기엔 애초에 중국인들이 본인들 무술에 갖고 있는 이미지 자체가 이런 거라서..ㅋㅋㅋㅋㅋㅋ

    • @SuperKimJaehoon
      @SuperKimJaehoon 3 роки тому

      그게 맞겠네요 ㅋㅋㅋㅋㅋ

    • @파란파스타
      @파란파스타 3 роки тому

      뮬란이 비판을 받았던 점은 옛 동양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점인데, 샹치는 현대 배경이라 그런 비판에선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듯 합니다 ㅎㅎ

  • @Doomspaghetti
    @Doomspaghetti 3 роки тому

    마블영화나 드라마를 가지고 이런 얘기를 들고 오는 유튜버가 있었던가ㄷㄷ

    • @파란파스타
      @파란파스타 3 роки тому

      없어서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ㅎㅎ

  • @Doomspaghetti
    @Doomspaghetti 3 роки тому

    캡틴의 소코비아협정 반대의견이 유효한 이유. 개봉당시에 캡틴 답답하다고 무조건 욕먹는 게 안타까웠음.

    • @파란파스타
      @파란파스타 3 роки тому

      우리나라는 유독 아이언맨 편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ㅎㅎ

  • @minku3771
    @minku3771 3 роки тому

    기승전결이 참 좋다... 오늘도 남들한테 아는 척할 지식 하나 배우고 갑니다

  • @Doomspaghetti
    @Doomspaghetti 3 роки тому

    마지막에 교훈까지 완벽

    • @파란파스타
      @파란파스타 3 роки тому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담고싶었습니다

  • @신윤수-t2c
    @신윤수-t2c 3 роки тому

    재밌게 보고 있어요^^

  • @minku3771
    @minku3771 3 роки тому

    인문학적 소양을 최애 영화로 떠먹여주니 괜히 보고나면 내가 똑똑해진 기분 ㅋㅋㅋㅋ

    • @파란파스타
      @파란파스타 3 роки тому

      감사합니다 저도 그리 똑똑하진 않습니다

  • @Doomspaghetti
    @Doomspaghetti 3 роки тому

    제작자에게서 진한 엠씨유덕후의 기운이 느껴진다

    • @파란파스타
      @파란파스타 3 роки тому

      덕후는 아니고 영화관에서 엔드게임 4번 보는 정도입니다

  • @김진-s1g3r
    @김진-s1g3r 3 роки тому

    진짜 미친 퀄리티의 분석이고 해설이다......파파 그는 레게노다

  • @Doomspaghetti
    @Doomspaghetti 3 роки тому

    히어로 영화로 인문학 얘기라니 재밌네ㄷㄷ

  • @김진-s1g3r
    @김진-s1g3r 3 роки тому

    주제도 너무 흥미롭고 딕션과 몰입감 장난없네요!!! 흥하십시요~~~

    • @파란파스타
      @파란파스타 3 роки тому

      기념비적인 채널 첫 댓글로 박제합니다

    • @김진-s1g3r
      @김진-s1g3r 3 роки тому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